인체의 신비_태동
태동.
경산모는 좀 더 빨리, 초산모는 조금 늦게 느끼는데,
빠르면 16주부터, 대부분은 20주 이후에 느낀다고 한다.
입덧이 가라앉고, 배는 나오고, 병원 가는 텀은 길어지니까
아이가 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남들이 말하는 태동이 뭔지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내 경우엔 변비 때문에 배에 가스가 차서 배가 꾸르륵 거리는 느낌은 있었는데
이게 태동인지, 내 장 움직임인지 구분이 안 갔다.
좀 둔한 편이라 늦게 느끼는 걸까? 그래도 언젠가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20주 후반,
쉰다고 잠깐 누워있는데 배 가운데에서 물방울이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오 이건가?!
그러다 21주, 22주... 한 주, 한 주 지날 때마다 태동이 강렬해졌다.
배의 근육이 움찔움찔하는 느낌이랄까?
아무리 둔해도, 단번에 이건 태동이다! 라는걸 느낄 수 있다.
신기한 건 매번 움직이는 곳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은 왼쪽 배 아래였다가, 언제는 오른쪽이었다가, 어느 날은 너무 아래에서 태동이 느껴져서....
아기야.... 거긴 엄마의 소중한 곳이란다.... 그쪽으론 그만 가렴....
아이가 정말 많이 움직이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정밀 초음파에서 본 아기는 너무 많이 자세도 바꾸고 돌아다녀서 초음파를 본 선생님이 사진 좀 찍자 아가야... 제발.... 할 정도.
(대체 내 배 사이즈가 그렇게 움직일 정도가 아닌데 뭘 하고 있는 거니?!)
태동을 시작하니까 이제 정말 아기가 살아있구나(?)가 새삼스레 느껴진다. 그 전에는 병원 초음파로만 볼 수 있으니, 가끔 내가 애를 가진걸 까먹...ㅋ을 때도 있지만. 태동이 시작되면 아기가 속에서 잘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 그래도 새벽시간에 자꾸 움직여서 잠을 깨우면.... 예민한 엄마는 잠을 설칠 때가 있긴 하다.
태동을 하면, 아기의 특징도 알 수 있는데 그게 나름 신기하고 재밌다.
우리 아기는 밥때를 기가 막히게 아는데. 밥을 먹을 때가 되면 어찌나 움직이는지, 좀 출출한가? 싶으면 어김없이 꿈틀꿈틀, 그래서 맛있는 밥을 먹으면 또다시 꿈틀꿈틀. 맛이 없으면 안 움직이고, 맛이 있으면 막 움직인다. (요 녀석 엄마가 한 집밥에는 잘 안 움직이더라... 벌써부터 그러니?ㅠㅠ)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자꾸 말을 걸게 된다. 아직 아기의 얼굴은 못 봤지만 아기의 움직임을 내가 느낄 수 있어서 그런지, 아이에 대한 애정이 뿜뿜 솟아난다.
이때부터는 조금 무리하면 배가 뭉치거나 당긴다. 처음에 배가 뭉쳤을 때는 깜짝 놀랐다. 내 배인데 내 배가 아닌 느낌. 그냥 다른 살덩이가 되는 느낌이어서 깜짝 놀랐다. 휴식을 취하고 잠을 좀 자니까 금세 부드러워졌지만, 갑자기 배가 땅땅해지는 느낌은 유쾌하지 만은 않다(배뭉침이 한 시간 이상 긴 시간 오래 가면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합니다)
아가야 꿈틀꿈틀 많이 움직이며 건강하게 자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