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라킴 Sep 08. 2021

출산 준비

교훈: 미리미리 합시다!

35주에 정기진료를 갔다가 경부 길이가 너무 짧아져 조산의 위험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아기를 낳을 수는 있지만 보통 37주 이전 출산을 조산이라고 한다 합니다, 병원마다 다름)


조금만 더 키우고 낳는 게 좋다는 선생님의 말에 따라 다음 진료 시까지 누워만 있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조금 당황했고, 이제 막달을 맞아 미루고 미루던 출산 가방이나 아기용품들을 적극적으로 볼 생각이었는데… 역시 미루기 대장의 말로가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억지로 누워있는 생활은 무척이나 힘들었고. 배달앱과 남편이 집안일이나 식사 등을 도와주었음에도 다른 준비를 하지 못하자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밤에 살짝살짝 배가 뭉칠 때마다 이게 진통이면 어떡하지란 걱정 때문에 깊게 잠이 들 수가 없었다.


하.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사람들이 30주부터 아기용품이랑 출산 가방 싸라고 할 때부터 해놓을걸!!! 이상하게 갑자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아기용품이나 출산 가방 싸기가 해야 할 숙제처럼 느껴져서 자꾸만 미루게 되더라… 그래서 37주가 지나서야 부랴부랴 막판 준비를 해야 해서 너무 마음이 바쁘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제발 미리미리 해놓으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쓰는 몇 가지 경험과 당부(?)


1) 빨래 지옥


보통 후기가 되면 조금씩 아기용품을 찾아보고 사게 된다. 주위에 물어보면서 리스트를 작성하게 되는데. 공통적으로 아기 손수건/ 천기저귀/ 아기 옷 등은 사는 것 같고, 아기 이불이나 방수요, 베개, 애착 인형, 모빌 등은 미리 사는 사람, 아닌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나도 조금씩 사모은다고 하긴 했는데, 이게 처음이다 보니까 이걸 사야 할지 말지 고민도 하게 되고, 이게 싼 건지 비싼 건지 판단이 안되고 그러다 보니 미루고 미뤄서 33주가 될 때까지 아기용품 준비 목록에 있는 것들을 다 준비하진 못하고 빠진 게 꽤 있었다.


중요한 건 아기용품들은 다 소독이나 빨래를 해야 한다는 거다. 나는 내 옷도 열심히 잘 안 빠는 사람인데… 심지어 그냥 막 세탁기에 모든 걸 다 쑤셔 넣는 무심한 인간인데ㅠㅠ아기가 쓸거라 생각하니 갑자기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단 생각이 들면서 세탁조 청소 및 빨래를 세상 열심히 했다. 어떤 사람은 손수건만 3번 빨고 건조기를 돌린다고 하는데…그 정도 열정은 없어서 나는 두 번 정도를 돌렸다. 하지만 손수건만 빨아도 양이 너무 많고. 거기다 아기 옷, 이불, 인형 등등 다 빨려면 한 일주일은 꼬박 빨래만 돌리고 말리고 해야 한다.


중간에 조산기다 뭐다 하며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기에 임신 후기되면 딱 사놓고 미리미리 세탁을 하길 정말 추천한다. 자신만만하다 큰 코 다친 내 조언.


2) 당근 이용


사람들 말 들어보니 육아용품들이 개월 수마다 바뀌어서 새 제품을 사는 게 아깝다고 한다. 나도 그래서 당근을 이용해서 모빌이나 소독기, 침대 등을 구비하였다. 하지만 중고제품은 대부분 아이 있는 집에서 나오기 때문에 직거래 시 꼭 그 집으로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새 같은 코로나 시대는.


또한 상태 좋은 제품들, 가격이 괜찮다 싶은 것은 빨리 빠진다. 알림 설정해서 할까 말까 고민했던 게 한 시간 만에 예약 중이란 문자가 뜨면 정말… 뭔가 진 거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28주인가 그때부터 눈팅하기 시작하다가 30주 넘어서 적극적으로 당근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약간 고민하거나 놓치거나 하다 보면 생각보다 거래를 활발하게 하기가 어렵다. 거기다 내 경우는 첫 아이한테 중고 물건을 사주는 게 싫다는 남편 때문에 당근 거래하려고 차 한번 얻어 타기가 힘들어서 계획했던 것보다 거래를 많이 못했다.(아오 내가 운전 배우고 만다!!)


암튼 이것도 은근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당근을 이용할 거라면 미리미리 거래하는 걸 추천드린다.(물론 그냥 사는 건 내 자유다!)


3) 정부지원 산후도우미 신청


출산 예정일 40일 전부터 정부지원 산후도우미 신청이 가능하다. 좀 지나서 하지 하다가 이벤트 터지면 못하니까 이것도 꼭 체크하고 있다가 신청해야 한다. 온라인/오프라인이 가능한데 나는 너무 아날로그적 인간이라 그런지 그냥 방문해서 처리했다. 집에서 가깝기도 했고 그냥 모르는 거 바로바로 물어보면서 하는 게 더 편해서 그랬다. 정부지원 산후도우미를 신청한 이후에는 산후도우미업체와 컨택을 하고 자신의 유형을 이야기한 다음에 예약금을 걸면 된다.(물론 그전에 예약금 걸고 자기 유형을 업체에 통보해줘도 됨)


산후도우미 업체 선정은 인터넷 카페에서 후기 등을 보거나 보건소 홈페이지 같은 데서 업체 평가한 거를 지역별로 열람할 수 있는데 그걸 참고로 해서 선정한다. 인터넷 카페 같은 경우 후기를 쓴 사람한테 쪽지를 보내 도우 미분을 소개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도우미분이 내가 산후조리를 받을 때 계셔야지만 가능한 일이고, 인터넷에선 좋다고 했는데 나랑은 안 맞을 수도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나중에 나도 후기를 올려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4) 출산 호흡법 영상 보기


아직 나는 출산 전이므로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주위에서 들어보니 호흡 연습이 골반 크기보다 더 중요하단 소리를 많이 들어서. 아기 낳기 전에 유튜브를 보며 꼭 연습해야지! 하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 속 안에서 반항심이 들기 시작했고, 유튜브로 숙제 같은 동영상을 시청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싫어서 계속 미루고 미루다 35주가 되었다.(이런 마음은 대체 뭘까, 나만 이런가)


평소에도 유튜브를 자주 보진 않지만, 나름 구독하는 채널도 있고 그중엔 육아 채널도 있었는데. 갑자기 분만 호흡법을 연습할까 하니까 하기가 싫어지더라…. 나같이 그러지 말고 미리미리 잘 연습하고 혹시라도 산부인과에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면 등록을 해보는 것도 추천해본다(물론 출산 전이라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왜냐면 은근 이게 한번 보면 아 그렇구나 하다가도 까먹고 또 까먹는다. 또 한 사람 거만 보고 아 그렇구나 했다가 다른 사람이 다른 이야기를 하면 아 이건 또 이렇구나 하기 때문에 공통적인 이야기를 좀 듣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 좋을 거 같다.


주위에 출산한 경험자가 진통이 오면 너무 아파서 호흡같은걸  까먹긴 하는데, 간호사나 사가 호흡하세요, 힘빼세요 하고 말할  갑자기 주마등처럼 영상에서  내용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그대로 하게 된다고 했다. 심지어 자기가 너무 모범생처럼 의사의 말에 맞춰 호흡하니까 옆에서 남편이 처음 출산하는게 맞는건가 하며 랬다는 이야기….


출산 준비마저도 부랴부랴 해야하는 내 자신을 보며 다른 이들은 부디 미리 준비해서 아기가 가장 좋은 때에 똭 나와주기를 기도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추억의 음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