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았다고 끝이 아니야....
다이나믹했던 출산을 마치고, 들 것에 실려 병실로 갔다.
자연분만을 하면 흔히 몸이 가벼워지고, 몇 시간만 지나도 일어나서 밥을 먹을 수 있고,
출산 전 내가 본 유튜버는 병원서 샤워도 하고, 미역국을 우걱우걱 먹던데 그래서 나도 그럴 줄만 알았다.
하지만.
마취가 풀리고 꿰매었던 회음부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그 와중에 오로는 계속 나오고. 몇 시간 안에 화장실을 꼭 가야 한다는 말에 일어났다가.... 눈앞이 노래지면서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몰려왔다. 세 걸음을 못 가서 주저앉고, 다시 주저앉다가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몸은 아직 미세하게 떨리고, 저혈압 때문에 구토할 것만 같은 기분이 계속 들었다. 일어나기조차 힘들었는데 소변을 꼭 보라는 말에 정말 남편을 붙잡고 질질 끌려갔다.
아니 대체 유튜버 당신은?! 직립보행을 어떻게 한 겁니까!!
화장실에 간다고 끝이 아니었다. 소변은 마음대로 나오지 않았다. 뭔가 마려운데 구멍이 막혀서 안 나오는 느낌. 거기다 아래의 통증이 있어 제대로 힘을 줄 수도 없었다. 아니, 아랫부분 봉합한 것뿐인데 이렇게 불편한데 제왕 절개한 사람들은 고통이 정말 더 어마어마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쉬운 출산이란 없구나ㅠㅠ
하.... 모든 어머니들 대단하십니다.
입원 첫날 밤.
산후풍을 조심하라고 해서 병원복 아래에 내복을 입고 양말은 신고, 이불까지 덮었는데 땀이 어찌나 나는지 머리를 다 적셔서 중간에 잠에서 깼다.
거기다 훗배앓이! 생리통 정도라고 해서 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아랫배를 칼로 베인 거처럼 아팠다. 아랫배가 뭉쳤다 풀렸다 하는데 기분이 진짜.... 불쾌함. 내 생리통은 이렇게 아프고 기분 나쁘진 않았는데. 진짜 기분 나쁘게 아프다. 땀은 줄줄 나지, 아랫배는 아프지, 회음부도 아프고. 하지만 일어나 앉을 수도 없고. 첫날은 땀에 절어진 채 누워서 잠 한 숨을 못 잤다.
아기만 낳으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는데. 이건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