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해서 아동발달연구소 개원해요.

9. 나의 한계는 수중에 남은 돈이 정한다.

by 쏠씨
언어재활사가 놀이치료사가 아동발달연구소를 함께 개원하다.

언어재활사: 언어와 관련된 장애를 진단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

놀이치료사: 놀이라는 매체를 통해 아동의 정서 및 발달을 돕는 사람.

아동발달연구소: 정서 및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의 발달을 위해 연구하고 재활하는 기관으로 아동과 부모님이 함께 내원함.


나는 어엿한 언어재활사이자 개인사업자로 아동발달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10여 년 동안 근로자로 일했었고, 사업장을 낸 사업자가 된 지는 1년이 채 안되었다.

그러다 보니 근로자로 일했던 때의 습성이 남아있어 사업장의 관리인들을 만날 때라던가 하다못해 대형마트 광고 게시물을 홍보하라고 오는 전화를 받을 때도 내가 결정을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최근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특히 이 습성이 나를 힘들게 했다. 근로자로 일 할 때는 항상 환급을 받았던 것 같은데, 사업자가 되어 내야 하는 세금이 생기니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을 수 있는 이 돈에서 내 마음이 어지러웠었다. 세무사에게 '사장님의 마인드를 장착하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아직 내가 사장님 마인드가 아니었던 거다. 사람의 베포가 커지고 작아지고 아주 난리를 쳤던 5월이 지나고 이제 6월이 되었다.


홍보와 마케팅으로 고민을 했던 때는 이미 지났고 우린 이제 유튜버에, 블로거에 , 교재를 만드는 작가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상에서 바쁘게 활동 중이다. 요즘 일상은 퇴근 후 대본을 쓰고, 아동 발달 연령을 고려하여 활동지에 무엇을 어떻게 넣을지 고민을 하며 사용할 그림을 잔- 뜩 그린다. 출근을 하면 영상을 찍고 어제 만든 활동지를 편집해서 우리 연구소에서 필요한 아이들에게 직접 활용해 본다. 그러면서 어머니들에게 과제로도 내어드리며 가정에서 사용해 봤을 때 어땠는지 피드백을 받는다. 그리고 다시 퇴근을 하면 영상 편집과 남은 그림 수정작업의 반복. 내 직업은.. 언어재활사인데?


표지를 만들었을 때 다른 교재와 비교해서 비전문가의 솜씨로 만들어진 것이 티가 났기 때문에 상심이 컸다. . 우리의 의욕에 비해 디자인 실력은 형편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실패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둘은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외주를 맡겨보기로 했다. 우리가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써서 업체에 상담을 하였을 때 전달들은 것은 '이것은 저희가 하는 게 아닙니다.'였다. 그 이유인즉슨, 우리가 원했던 느낌은 디자인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들의 기준에 비해 너무 '소소'했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업체에서 돈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외주를 맡길래면 맡길 수야 있지만 그렇게 되면 별 것 아닌 거로 월 지출이 늘어나게 된다는 답을 들은 후로 '아 우리는 그냥 스스로 알아서 해내야 한다. 우리는 사장이다.'라는 마인드를 다시 한번 잡아야 했다. 결국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은 외주를 맡(길수 없고)기지 않고 모조리 우리가 스스로 해내고 있다. 그 비용을 절감해서 연구소의 발전을 위해 쓰는 것이 더 이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는 치료실 내에 검사도구장도 새로 구매를 했으며, 아이들을 위한 검사도구도 여러 개 구매를 할 수 있었다. 또, 조만간 부모님들의 아늑한 대기공간을 위해 커튼도 (사람을 써서) 설치를 할 계획을 짜고 있다.


이렇게 내가 해내야 하는 것들이 생기면서 평생 해보지도 않았던 영상편집과 그림 그리기 등을 하며 내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그냥.. 포기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다. 당연한 것 아닌가, 나는 언어재활사고 그동안 아동관련된 일만 했었는데!

그런데 하다 보니 왕년에 '장미가족 포토샵 교실'에서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배너를 만들고, 얼굴 뽀샵 보정했던 때가 생각나면서 점점 속도도 붙고 자신감도 생겼다. 물론 주변인들은 나의 노력에 박수를 쳐주며 잘한다 잘한다-하는 것이겠지만 그것 또한 나에게 큰 원동력이 되었고 낮에는 언어치료, 밤에는 영상편집을 하는 투잡러가 되었다.


물론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소득이 없어서 크게 성취감이 생기지는 않지만,

'한계? 그런 것 나는 모른다.' 하며 휘몰아치듯 나온 나의 결과물들이 나의 소개란의 윗 줄에 당당히 작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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