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여름
-한창 더웠던 7월의 어느 날 처음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날의 기록을 옮겨봅니다:-)
무던하지 못한 터라 다소 걱정스러웠던 이번 여행. 할머니 집이 아니고서야 다른 지역으로 잘 나서지 않았기에 기회가 왔을 때 잡기로 했다. 얼마 되지 않는 모아둔 돈을 쓰기로 결정! 할머니 댁 까지 들리면 2박 3일, 통영에서는 1박을 하고 왔다. 여러모로 불편한 멀미 증상이 이번 여행에서는 득이 되었다. 멀미 증상 피하고자 버스가 아닌 기차를 택했기에 여유를 만끽하며 창 밖 풍경을 가득 담을 수 있었다! 버스보다 더 오래 걸렸어도 오래간만에 여유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기에 잘 했지 싶다. 마산역까지 기차를 타고 마산에서 버스를 타고 통영까지 들어갔다. 생각보다 너~무 멀고 해가 유독 뜨거웠던 날이라 통영 땅을 밟았을 땐 몸도 마음도 축축 늘어져 있었다.
애당초 계획은 물거품이 된지 오래. 3곳을 둘러보기로 한 일정은 1.5곳으로 줄어들고, 돌아다닐 의욕도 바닥을 길 때 즈음, 동피랑 마을이 보였다.
휴가철의 여파로 벽화보다 사람 구경을 더 한 것 같지만, 벽화를 보는 사람들의 즐거움과 두런두런 말소리를 들으니 덩달아 즐거워졌다. 위로 올라갈수록 정박해 있는 배들이 작아지고, 구름과 가까워지는 것만 같았다. 마주하는 벽화들마다 눈이 뽀송뽀송해지는 느낌. 줄줄 흐르는 땀이 찝찝하기 보단 한 발 한 발 내딛을 수 있는 힘을 준 날이었다.
저녁으로 충무김밥을 먹었다. 꼬들꼬들한 오징어와 어묵무침, 얼마나 칼칼한지 갈증이 풀리는 무김치와 함께 삼삼하게 김에 쌓여진 흰 쌀밥. 더하여 시장이 반찬이라 둘이서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이야기 나누며 기차 안에서 먹은 간식들보다 이야기도 안 나누고 먹어 버린 충무김밥이 더 맛났다. 배고픔의 위력 실감! 시장이 역시 최고의 반찬인가 보다.
배를 든든히 채운 후 친구가 예약해둔 게스트 하우스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초행길에도 불구하고 시내버스로 요리조리 참 잘도 다녔다. 그렇게 첫 날의 움직임을 마무리하고 숙소에 도착했다.
청결도 면에서 만족도 100퍼센트였던 게스트 하우스. 2인 1실. 1박에 오만원, 성수기에 이 가격이 어디야 싶었다. 배게도 이불도 뽀송하고 화장실에도 곰팡이 하나 없다니! 깨끗한 곳 어지럽힐까 우려되어 그때그때 치우면서 다니니, 친구는 다행히 좋다 한다. 집에서는 결벽증이니 뭐니 하며 몇 소리 듣는데 말이다.
땀과 함께 피곤함을 물과 함께 씻어 낸 뒤 드디어 찾아온 휴식시간. 재미없게도 논다는 휴대폰 너머의 동생의 말은 금방 사라졌다. 과자와 음료수와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한 시간은 첫 날의 노곤함을 풀기에 충분했기에.
->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