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걱정하다 남편 드립에 K.O.

울다 웃는 우리 부부의 대화법

by 전작가


우리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다.

그래서 가끔 고독사에 대한 뉴스나 이야기가 나오면 두렵다. 남 일 같지 않아서.


달랑 남편과 나, 둘 뿐인 우리는 내가 태어날 때 남편은 유치원에 다녔을 만큼의 나이 차가 있다. 혹 나이가 들어 죽을 때가 된다면, 신랑의 마지막은 내가 함께 해 줄 테지만, 그럼 내 옆에는 누가 있어줄까...?


결국 아무도 모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혼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참기 힘든 공포로 밀려온다.

‘모 아파트에서 O노인 고독사로 발견’이라는 한 줄짜리 기사로 내 인생이 마무리되면 어쩌지....?

내 시신을 수습해 줄 가족 없다고 아무렇게나 방치한다거나, 버려진다면....?


별다른 계기가 없음에도, 이렇게 문득 마지막 순간이 혼자일지 모른다는 상상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이 괜히 불쌍하게 느껴지고, 마음이 서늘해진다.


나는 남편에게 하소연한다.

”자기는 죽을 때 내가 옆에 있으니까 외롭지 않게 죽겠지, 난? 나는 아무도 모르게 외롭게 죽을 거란 말이야! 그럼 나 너무 불쌍하잖아. 너무 슬퍼. 무섭다고! “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그런 나를 보는 신랑은 언제나 그렇듯 실실 웃으며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나 봐? 아주 먹고살기 편하니까 자꾸 쓸데없는 생각이 들지? 그리고, 자기가 먼저 죽을 수도 있거든? “

그러면서 어처구니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고는

”시끄럽고, 빨리 보험이나 다 내 앞으로 돌려놔. 나는 먹고살아야지”


눈물이 채 다 쏟아지지도 않았는데 배꼽을 잡았다.

맞다. ㅋㅋㅋ

나올 때는 순서 있어도 갈 때는 순서 없다는데 나는 늘 당연히 나보다 신랑이 먼저 세상을 떠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ㅋㅋㅋㅋ


나는 신랑의 이런 덤덤하고 유머 넘치는 반응에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사실 쓸데없는 걱정이다.

그런데 또 이런 걱정을 할 수 있다는 건, 지금이 그만큼 평온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먹고 자고 일하는 일상만으로 벅찼다면, 굳이 죽음을 걱정할 여유는 없었을 테니..


오늘도 우리는 ‘니가 먼저 가네, 내가 먼저 가네’하며 티격태격이지만, 그 속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확인한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열심히 쓸데없는 걱정을 만들 테다. 그래야 남편이 썩소를 짓고, 나는 울다 웃고,

결국 우리 부부의 하루가 조금 더 오래 기억될 테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랜만의 외출, 혼자 남겨진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