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춘기의 환상과 자괴감
브런치 작가가 되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다.
작가라는 이름표를 달면, 세상이 짜잔! 하고 새로운 문을 열어줄 줄 알았다. 나의 사소한 이야기가 누군가의 밤을 위로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용기가 될 거라는 막연한 꿈같은 거.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새로고침을 누르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었지만, 내 글은 나만 아는 비밀 일기처럼 내 프로필에만 우두커니 걸려있고, 아무리 다시 들어가 봐도 변치 않는 라이킷 수를 볼 때마다, 이곳은 정말 나 혼자 떠드는 독백인가 하는 자괴감이 몰려오곤 했다.
다른 작가들의 글은 마치 잘 다듬어진 바위처럼 흔들림 없이 깊고 단단해서, 몇 번을 곱씹으며 읽었다. 그들의 문장 속에는 오랫동안 쌓아 올린 사색과 경험이 묵직하게 담겨 있었다. 읽을 때마다 감탄이 나왔다.
나는 겨우 오늘 하루 느낀 감상이나 혼자 되뇌는 다짐들을 주섬주섬 적어내고 있을 뿐인데... 이런 글을 세상에 내보여도 괜찮을까 하는 민망함이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글을 쓰면 쓸수록 부끄러워지고, 발행 버튼을 누르면서도 자신이 없었다.
작가가 되고 나서 깨달은 건,
인기글은 늘 남의 글이라는 사실.
그리고 또 하나,
남의 글에 감탄하고 내 글에 초라해지다가도 결국은 다시 또 글을 쓰게 되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한 작가의 숙명이라는 사실이다.
이 사소한 일기 같은 글 속에서 나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받는 순간이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주 가끔,
단 한 명이라도 내 글에 고개를 끄덕여 줄 누군가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작은 희망 때문일까.
그나저나 나를 작가라고 지칭해도 되는 건지도 이제 헷갈린다.
그래서 여전히 묻는다. 나는 정말 작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