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視詩)하다
집에 나를 묶어두지 않는다.
고향을 향하여 목을 빼지도 않는다.
바람의 숨소리를 맡으며
새벽 별과 이야기한다.
희미해진 달에게는 무심하게 묻는다.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너는 어디로 가냐고 따지지 않는다.
단지 나의 길에 동행할 수 있는지만 궁금할 뿐.
아침이 오면 다시 떠난다.
가끔 누군가의 발자국을 보면 이렇게 묻곤 한다.
'신(神)을 만났나요?'
한낮의 시계 바늘을 가르는 기러기를 째리고
길가에 쭈그린 반질한 돌멩이의 육체를 탐닉한다.
동행을 주머니에 품고 걷는다.
토끼의 목덜미를 물고 헥헥거리는 수풀 속 코요테와
적당하게 갯벌인 프레이저강가에서 뻘짓하고 있는 새에게
맨들 거리는 동행자를 던지면
우주의 끝을 향해 번지는 물수제비와 황홀한 빛 비늘들의 춤 한 판.
나는 그렇게 신(神)에게로 가고 있다.
길 위를 꾸준히 땀과 함께 걷는다.
누군가 혹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면
(그럴 일은 돌멩이 한 번에 물수제비 만 번 확률)
어머니에게 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