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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제트 Aug 17. 2023

(시) 흐르는 건

시시(視詩)하다

흐르는 건


흐르는 건 구름뿐 아니라 마음이라네

구름은 흘러 나무 끝, 흔들리는 가지 위에 멈추지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그곳에서 흐르는 건

톡 치면 폭 터져

뚝 뚝 떨어질 것 같은 작은 마음이라네


흐르는 건 세월뿐만 아니라 추억이라네

담벼락에서 훌쩍이던 울보

흙 묻은 신발 위로 흘러가던 햇빛

헐레벌떡 뛰어와 안아주던 엄마의 넓은 품

더 굵게 뚝 뚝 떨어지던 소중한 추억이라네


흐르는 건

그러니까 조금씩이라도 졸졸 흐르는 건

나란 말이지

세상 끝자락에 붙어서

겨우겨우 살아내는 상처 입은 사람들

훌쩍이는 아이들

그 곁에서 같이 질질 짜며

울 엄마처럼 그들을 안아주고 싶은

내 작은 마음이라네


Pixabay로부터 입수된 Pete Linforth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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