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視詩)하다
흐르는 건 구름뿐 아니라 마음이라네
구름은 흘러 나무 끝, 흔들리는 가지 위에 멈추지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그곳에서 흐르는 건
톡 치면 폭 터져
뚝 뚝 떨어질 것 같은 작은 마음이라네
흐르는 건 세월뿐만 아니라 추억이라네
담벼락에서 훌쩍이던 울보
흙 묻은 신발 위로 흘러가던 햇빛
헐레벌떡 뛰어와 안아주던 엄마의 넓은 품
더 굵게 뚝 뚝 떨어지던 소중한 추억이라네
흐르는 건
그러니까 조금씩이라도 졸졸 흐르는 건
나란 말이지
세상 끝자락에 붙어서
겨우겨우 살아내는 상처 입은 사람들
훌쩍이는 아이들
그 곁에서 같이 질질 짜며
울 엄마처럼 그들을 안아주고 싶은
내 작은 마음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