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視詩)하다
하루의 맺음말이 침대를 돌다
귓가에 넘어져 끙끙댄다
살짝 돌아누워 등을 문지르면
자식들 다 소용없어
그래도 남편이 최고네
피식 웃고 말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일상은 항상 이렇게 마무리되기에
우리의 시간은 너무도 짧다
그것도 늘 지난 후에야 깨달을 뿐
아내의 손 마디마디마다
시간과 시간이 충돌했던 많은 흔적과
언어의 파편이 그려놓은 나이테가
깊숙이 그려져 있다
지긋이 주무르지만
좁은 등은 여전히 얼룩져 있다
고마워
졸음에 섞인 목소리가 귀에 잔잔히 내려앉으면
오늘의 시간마저 떠날 채비를 한다
이쯤 해서 나도 하루에 대해 인사를 한다
아내에게도
잘 자.
시간은 언제나 짧지만
그동안만이라도
우리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