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視詩)하다
새벽의 희미한 빛 속에서
바람이 깨어난다.
바람 결의 힘과 나목(裸木) 줄기의 버팀이 만나
마음도 일어선다.
빛이 올라타고 붉게 퍼진 언덕은
아침이 다시 태어나고
바람이 환생하며
우리가 매일 깨어나는 곳.
어제의 유언들이 다시 외치는 시간이다.
새벽바람이 가슴으로
훅
들어온다.
힘든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자
나를 깨우는 신의 입맞춤이다.
어제의 달에게 작별인사를 못했다면
여명(黎明)을 보고 기도할 일이다.
바람이 분다.
고맙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