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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애옹 생각

미션임파서블을 보며 내 체력을 생각하다

feat. 톰크루즈잘생김

by 송애옹

미션임파서블 시리즈를 정주행 하고 있다. 배우 톰 크루즈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메인 테마곡도 꽤 유명하지만 어째서인지 한 편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TV에서 봤을 수도 있지만 머릿속에서 지워진 것일지도?)


이번에 미션임파서블 8번째 작품인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개봉한다기에 아, 그러면 극장에서 보기 전 이전 시리즈들을 좀 봐둘까 싶어서 시작했으나 미션임파서블 3편쯤 보다 보니 앞의 작품들을 보지 않아도 크게 영화를 이해하는데 문제 되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전작들을 보고 보면 이해도 더 잘 되고 비교하는 재미도 있지 않으려나?


톰 크루즈는 알면서도 동시에 모르는 배우였다. 평소 뚜렷한 특징이 있지 않는 한 얼굴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나는 그냥 유명한 배우가 나오겠거니 생각하고 1996년 개봉작인 미션임파서블 1편을 봤는데 톰크루즈가 화면에 나오자마자 "헐. 너무 잘생겼는데?" 하고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비스듬하게 비춘 장면에서는 "엇, 박보검이랑 닮았다."라고 말하기도. 옆에서 함께 보던 H는 그런 나의 반응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눈치였으나 잘생긴 것은 동의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는 아직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이며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는 이미 봤던 것들도 있었는데 어쩐지 이 시리즈만큼 머릿속에 각인되는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단지 '외모 전성기'였던 젊은 시절에 촬영된 영화라 더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내가 봤던 그의 작품들은 모두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상태에서 촬영된 것들이었다.) 미션임파서블 1편을 촬영하던 1996년에는 그의 나이 33살이었다는데 30대가 이 정도면 대체 20대 때의 그는 어떻게 생겼을지 감히(?) 상상이 안 된다.


외모 찬양은 이 정도로 해두고...


아무튼 미션임파서블 시리즈를 보면서(톰 크루즈 잘 생겼다 다음으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조금 웃기게도 '내가 저렇게 도망 다니는 상황에 처한다면 난 진작에 죽었을 거야.'라든가 '손으로 잡고 버티는 게 가능하면 악력이 대체 얼마나 센 걸까.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 거야?', '맨 손으로 매달리면 손에 땀이 안 날까? 안 미끄러운가?' 따위의 것들이었다. 물론 영화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이렇게 액션이 화려한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덧 그들을 '부러워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조금은 웃긴 상황을 맞이한다. 나는 결국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 좋은 이들을 동경하는 걸까.


10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다이어트의 굴레에 빠져 살아온 나였기에 몸 쓰는 것을 아예 등지고 지낸 건 아니었으나 그동안 해온 운동들은 대부분 걷기, 사이클 같은 유산소 운동들이었고 근력 운동이라고는 집에서 하는 맨몸 운동이 전부였다.


30대 후반에 뒤늦게 '본격적으로' 운동을 한지 얼마되지 않은 어설픈 헬린이인 나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해 시작한 운동인 만큼 아직은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는 상태다.


무릎이나 발목에 직접적으로 무리가 많이 가는 운동은 아직 할 수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은 온통 뻣뻣하게 굳어있고 목과 어깨, 골반, 무릎, 발목은 삐그덕 삐그덕 소리를 내며 각자의 존재감을 알린다. 스트레칭 없이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운동복을 입고 잠들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달리러 나간다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면 어쩐지 딴 세상 이야기로 느껴진다. 이상하게 기상 직후에는 스트레칭을 아무리 해도 몸이 깨어나지 않은 상태처럼 느껴져 격한 운동은 피하게 된다.


요즘은 헬스장을 가면 대부분 재활운동과 하체 근력을 키우는 것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닝도 시작했다. 아직 30분에 3.5km 정도를 뛰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걷지 않고 연속해서 30분을 달리는 건 처음이다. 가급적 운동할 때는 이것만 기억하려고 한다. 아프지 않게, 욕심내지 말고, 내 페이스로 꾸준히.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운동의 재미를 이제 조금 알게 됐다고 볼 수 있는데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20대, 그렇게 체력이 좋고 아픈 곳이 없었을 때는 운동의 재미 같은 것은 모르고 살았는데 몸이 아프게 되고 나서야 그 재미를 알게 됐다는 게 서글프기도 하고 그렇다. 그렇지만 긍정 회로를 돌려 '지금이라도 하게 된 게 어디야?'라고 생각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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