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스파링
올림픽 겨루기는 우리가 주로 올림픽경기에서 보는 겨루기야.
무조건 해야 하는 태권도 수업이지.
우리 도장에는 오픈 스파링 수업도 있어.
아무래도 컨텍이 심해서 벨트가 어느 정도 올라가야 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
권투 글러브 장갑을 끼고 종합격투기 MMA(mixed martial arts) 하시는 분들이 입는 정강이 보호대를 하고 연습해.
내가 볼 땐 복싱이랑 태권도랑 섞어 놓은 것 같아.
이 수업이 나의 최애수업이야.
처음에는 누가 글러브를 얼굴에 가져다 대면 눈부터 감게 되고 얼굴을 피하게 되던데 이게 하다 보니까 재미가 있더라고.
금요일저녁 수업인데 이걸 하고 땀을 쭈욱 빼고 나면 주말에 좀 먹어도 용서가 되겠다 하는 느낌이야.
처음에 이 수업 조인 했을 땐 남자들은 남자, 여자들은 여자 이렇게 그룹 지어서 수업을 했어.
근데 울 신랑이랑 나랑 몇 번 스파링을 했지.
우리 부부가 스파링 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나 보였나 봐.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보니까 다른 부부들이 스파링을 같이 하고 있어.
근데 다들 너무 진지해.ㅋㅋ
그렇게 부부들이 같이 스파링 하는 재미를 찾게 되었어.
차렷 경례하고 서로 동의하에 싸우는 거니까 그건 단연코 부부싸움이 아니야.
이런 것도 나쁘지 않아.
그럼 진짜 싸울 일은 없어지잖아. ㅎㅎ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신랑이랑 오픈 스파링 하는데 빠르게 나간 잽 마치 까꿍 하듯이 신랑 글러브 사이로 들어가더니 신랑 코에서 코피가 나는 거야.
워낙 모세혈관이 약해서 자주 코피가 나는데 그때 코피가 날줄이야.
그때부터 난 도장에서 남편 코피 내는 무서운 아줌마가 되었어.
시간이 흘러 다른 날 신랑한테 한대 살짝 정말 살짝 맞았는데 눈이 안 떠져.
그 뒤로 복싱 선수들이 경기하다 눈을 못 뜨는 걸 이해하게 되었어.
작은 사건 사고가 있긴 하지만 잘 컨트롤하면 진짜 재미있는 게 오픈 스파링이야.
건강해지는 건 보너스처럼 따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