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Promotion (벨트색 두 단계 업)
관장님이 어느 날 조심스레 한마디 하셨다.
“딸내미가 먼저 승급할지도 몰라요.”
같이 시작해서 함께 연습하고, 같은 날 승급시험도 봤던 우리였는데… 어느 순간 딸내미는 나랑은 완전히 다른 어나더 레벨에 도달해 있었다.
아마 그때 우리 둘 다 파란 띠였던 것 같다.
승급시험 전, 필기시험지를 나눠주시는데 나는 브라운벨트, 딸내미는 레드벨트 시험지를 받았다. 도장 역사상 단 한 번도 더블 프로모션이 없었기에, 듣고 있던 고등학생 친구가 몇 번이나 물어봤다.
“진짜 빨간 띠 시험이에요?”
그때 관장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레드벨트 시험 맞아,” 하셨다.
그렇게 딸내미는 예외의 시작이 되었다. 파란 띠 시절, 540도 킥을 찼다. 블랙벨트가 되어도 이 킥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다.
더블 프로모션을 받는 만큼, 시험도 훨씬 더 엄격하게 치러졌고, 결국 우리 딸은 도장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벨트를 승급한 학생이 되었다.
“4년 넘게 태권도를 했는데 아직도 블랙벨트가 아니라고?”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이렇게 묻는다.
“그동안 품띠 안 따고 뭐 했어?”
하지만 여긴 캐나다. 여기는 더블 프로모션도 빠른 편이고, 블랙벨트를 따려면 보통 5년은 걸린다고 한다.
딸은 파란 띠에서 브라운벨트를 건너뛰고 바로 빨간 띠가 되었다. 그리고 더 열심히 훈련했고, 지금은 당당히 초단보벨트(도장의 블랙벨트)가 되었다.
언젠가 아이들이 블랙벨트 시험을 치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
• 아빠: no double promotion
• 엄마: no double promotion
• 딸내미: double promotion once (파란 띠 레드)
• 아들: double promotion twice! (오렌지 퍼플, 파란 띠 레드)
아들은 우리 모녀보다 1년 늦게 태권도를 시작했지만, 벌써 레드벨트다. 두 번이나 더블 프로모션을 받았고, 이제 조만간 나를 추월할 것 같다.
참고로 나는 레드블랙벨트.
스펀지처럼 흡수력 좋은 아이들을 어찌 나 같은 어른이 따라가겠나.
즐겁게 태권도하는 아이들은… 이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