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복 입고 글 쓰는 캐나다 엄마

첫 벨트시험, 안드로메다행

태권도에는 검은띠까지 가는 여정에 정말 많은 색의 띠가 있어요.

도장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저희 도장은 이렇게 진행돼요:

• (10급) 흰띠

• (9급) 흰색+노란띠

• (8급) 노란띠

• (7급) 주황띠

• (6급) 초록띠

• (5급) 보라띠

• (4급) 파란 띠

• (3급) 갈색띠

• (2급) 빨간띠

• (1급) 빨간+검은띠

• 검은+흰띠 (블랙벨트 후보)

• 그리고 드디어… 검은띠!

시험 보기 전, 한국에서 이미 검은띠를 받은 신랑이 이러는 거예요.

“오래 안 걸릴 거야. 시험 끝나고 저녁 같이 먹자.”

저도 그 말에 홀랑 넘어가서, ‘그렇겠지~’ 하고 가볍게 시험장에 들어섰어요.

근데요.

정말 그날 깨달았어요. “마음가짐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진짜 안드로메다로 날아갈 뻔했거든요.

시험은 전혀 쉽지 않았어요.

그 악명 높은 기초체력 테스트부터 다시 시작됐고, 기본 동작들, 발차기 콤비네이션, 스파링까지 쉴 틈 없이 이어졌어요.

체력이 바닥나면 ‘이제 끝났겠지?’ 싶었는데…

그때 나오는 게 품새!

기운 다 빠진 상태에서 품새를 외워서 정자세로 해야 하는데, 정신줄 간당간당했죠.

그리고 피날레는 바로 격파.

판 하나를 깨야 진짜 끝나는 거예요.

총 시험 시간은 무려 4시간!

도장에서 나왔을 땐, 내가 누구인지, 여긴 어딘지 멍했어요.

심지어 그날 이후 일주일 동안 근육통 때문에 몸살처럼 앓았다는 거… 안 비밀입니다.

그날 이후, 저녁 약속은 무기한 연기되었고요.

신랑은 “헉… 그런 시험이었어?” 하면서 조용해졌어요.

응. 진짜 시험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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