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소 소식이 전해진 바로 다음 날, 블랙벨트 코어 그룹 네 명이 금요일 아침 우리 집 뒷마당에 모였대요.
각자 커피 한 잔씩 들고 말이죠.
저는 회사 출근 때문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신랑 말로는 남자 셋이 다 죽어가는 얼굴로 나타났다고 해요.
초췌한 얼굴, 잠 못 잔 눈, 깊은 한숨까지… 거의 다큐멘터리급이었다고요.
이분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함께 태권도를 시작해 벌써 10년 가까이 수련한 분들이에요.
도장을 사랑하는 한 분은 그날 아침 진지하게 말했다고 해요.
“이제 진짜 끝인가… 태권도 수련도 여기까지인가 봐요.”
그 순간, 신랑이 말문을 열었죠.
“우리 가족은 프랜차이즈 도장에 갈 생각 없어요. 이번 기회에 우리가 직접 해보는 건 어떨까요? 새로운 장소에서 계속 훈련하면서, 그냥 우리가 도장을 만들어 가는 겁니다. “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모두가 ‘오?? 그럴 수도 있겠는데??’ 하는 표정이었다고요.
사실 우리 팀은 이미 경험이 많아요.
토너먼트도 함께 다녔고, 심판 세미나도 같이 들었고, 관장님 이사 가실 때 도장 청소도 같이 했던 찐 팀워크 그룹이잖아요.
“이쯤 되면 우리 도장 하나쯤 세워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죠.
그날 아침, 다들 핸드폰을 꺼내 들고 본격적으로 장소를 찾기 시작했어요.
코어 그룹 네 명 중 신랑을 제외한 세 분은 이 동네 토박이라 연락망도 짱짱했고요.
믿기 어렵지만, 단 하루 만에 괜찮은 장소를 찾아냈어요.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토요일, 건물주 부부와 만나기로 약속까지!
진짜 끝이라 생각했던 그 순간,
한 줄기 빛이 비치는 느낌이었어요.
그날 저녁, 부부들이 다 같이 모였어요.
다들 와이프들이 평소처럼 직장에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새 도장에 가 있었죠.
“결정했어요.
우리가 직접 도장 만들어서 태권도 계속해요.”
혼자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함께라 할 수 있겠단 가능성을 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