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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봄 Sep 27. 2023

아들에서 소년으로

시험 기간에 피어난 사랑

중1 아들은 학교에서 첫 시험을 치르는 중이다.

시험기간에 공부하지 않는 아이를 믿어주라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이다.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내 마음 편안해졌다. 나는 아들과 분리가 안 되는 엄마였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분리불안으로 헤어질 때마다 울었고, 지금은 내가 아들에게 분리불안인가 싶다.  

곁에서 하나라도 도와주려는 서방과는 다르게 나는 심리전만 하고 있었다.


시험 이튿날 아침이었다. 밥상에서 서방이 말했다.

“너 핸드폰에 하트 있더라.”

아들은 배시시 웃었다. 얼마 전 담임 선생님께 들은 말이 생각났다.

그 썸녀?”

“이제 썸 아니야.”

눈에 힘주어 말하는 아들의 이마여드름이 활짝 피었다.

 

아들의 여친이 궁금해져 물었다.

“What's her name?

son's girl friend name?"


에이~ 그 영어도 질문도 아니야.

엄마는 알 거 없어.

하는 표정이다.

  

시험 기간에 피어난 사랑에 나는 졌다. 이제 아들을 나와 분리된 하나의 인격으로 바라본다. 글을 쓸 때만큼은 소년이라 부를 테다. 사춘기 소년과 나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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