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뇨 Nov 25. 2022

Brand Movement

내가 리브랜딩에 참여한 브랜드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내가 리브랜딩을 진행했던 브랜드들은 어떻게 지낼까?” 사소한 호기심이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될지 몰랐다. 일명 브랜드 추적 프로젝트. 리브랜딩을 참여한 브랜드들 중 몇 개의 브랜드들이 콘셉트와 가치를 지키고 있을까? 브랜드 관련 기사 몇 개만 읽고 홈페이지만 들어가 본다는 것이 나도 모르게 깊숙하게 파버렸다. 우리가 제안한 슬로건을 잘 사용하고 있을지, 이미지 가이드는 잘 지키고 있는 것인지, 로고는 색상, 형태 그대로인지 등 많은 것들이 궁금했다.


연관 키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활용해 리브랜딩에 참여한 브랜드들의 연관 키워드를 파악했다. 리브랜딩 이전과 이후로 나눠 서로를 비교했는데 꽤나 결과가 흥미로웠다. 2개의 브랜드를 예시로 들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다시 리브랜딩 됐어도 관리가 미흡해도 괜찮아]

작년쯤 공들여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있다. OTT 플랫폼 리브랜딩 건으로 브랜드 로고를 변경하지 않고 브랜드 모티프를 쉽게 만들어주는 프로젝트였다. 리브랜딩과 브랜드 캠페인이 좋아 당시 주목받았고 국내 OTT 시장 1위도 달성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기대를 갖고 검색해보았지만 우리가 제공한 브랜드 이미지는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그 브랜드는 리브랜딩을 진행했고 더 경쾌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소구 되고 있었다. 사실 곧 리브랜딩 될 것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우리가 리브랜딩 한 후 SNS 및 광고를 보니 우리의 모티프가 잘 활용되고 있었고, 꽤 오랫동안 우리가 제안드린 모티프로 일관성 있게 고객들과 소통했었다. 비록 지금은 사라졌지만 잠시 동안이라도 우리의 디자인이 사용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다음은 해외 호텔 브랜드다. 올해 초까지 진행했던 해외 호텔 리브랜딩 프로젝트로 리브랜딩 이후 브랜드 언급량과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다. 괌에 있는 호텔로 유명 브랜드 체인에서 벗어나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는 타 브랜드로 변경한 사례다. 브랜드 자체가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 아니어서 휴양지 느낌이 살 수 있도록 리브랜딩을 진행한 케이스다. 리브랜딩 당시 호텔 외관보다는 자연경관을 잘 보여주는 형식과 hospitality(환대)와 음식에 집중해 방문객들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며 쉴 수 있는 호텔이 되자고 미션을 만들었다.

호텔 인스타그램 피드

다행히도 이 브랜드는 가성비 브랜드, 조식 맛집, 오션 뷰 대명사로 인식되면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갖추었다. 어설펐던 인스타그램 피드도 다 갈아엎었는데 우리 측에서 제시한 브랜드 슬로건과 이미지 가이드를 잘 지키며 브랜드를 일관성 있게 운영 중이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는 이미지나 오프라인 애플리케이션(호텔 키, 리플릿 등) 완벽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디자이너 하나 없는 브랜드 팀이 브랜드를 잘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브랜드는 움직이는 것]

다행히도 내가 참여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고객들과 함께 살아 숨 쉬고 당시 설정한 상위 가치를 표현하며 유지되고 있다. 기획자로서 일관성 있는 브랜드로 남는 것을 희망했지만 하나의 모습만 보여주며 브랜드가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브랜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중순 전 회사 디자인 팀 수석님이 하신 말이 생각난다. “Why를 찾으면 넥스트도 있는 것이다. 해결방안을 찾아도 브랜드는 넥스트가 있다.” 브랜드는 진화하고 변화한다. 유명한 브랜드들도 일관된 선 안에서 말투와 태도를 바꾸며 고객과 소통한다. 브랜드 이미지는 일관성 있게 유지돼야 하지만 유연하게 고객과 상호작용 해야 한다. 

다양한 브랜드 요소가 운용되는 현대의 환경에서는 이러한 일관성을 넘어 각 요소 간의 ‘유기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모든 브랜드 요소는 일관성을 이유로 고정적이거나 보수적으로 윤영 되기보다는 각 접점 및 요소의 특성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사전에 충분히 계획하고 준비해야 하며 명확한 기준점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관리의 편의를 목적으로 브랜드 요소의 활용을 너무 제한한다면 접점의 장점을 누리지 못하는 뻣뻣한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 양봄내음&권병욱,『브랜드 기획자의 시선』, 유엑스 리뷰


리브랜딩에 참여한 브랜드는 많지만 다 소개하지 못해 아쉽다. 다만 몇몇의 브랜드가 사라졌을 지라도 몇몇의 브랜드는 리브랜딩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더라도 일관된 가치를 유연하게 전달하고 고객들과 함께 살아 숨 쉬면 그걸로서 성공적인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디자인에 대한 역량이 너무 부족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