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뇨 Jul 31. 2021

서비스 디자인은 좋은 경험만 만들면 되는 거야!

우리는 제대로 된 서비스 디자인을 하고 있는가?

얼마 전 KIDP에서 서비스 경험 디자인 기사 제2회가 열렸다. 평소에 눈 여겨보고 있던 시험인 만큼 이번에 열리자마자 냉큼 신청했고 시험 당일 날 출근하듯이 일어나 시험을 보러 갔다. 고작 2회째 시행되는 시험이라 쉽게 생각했더니.. 아놔.. 너무 어려웠다. 필기시험은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뿐만 아니라 행동학, 인지학 등 다양한 학문적 이론에 대해 물어봤고 정말 이 시험 자격증이 있는 게 서비스 디자인을 잘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미성숙한 시험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찜찜한 마음으로 집에 가는 길에 국내 서비스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정말 서비스디자인의 방법론은 중요할까? 블루 프린터, 이해관계자 맵 등 여러 디자인 툴은 서비스 디자인에 필수적인 요소일까? 그러다 문뜩 저번 전 회사의 팀 리더와 나눴던 얘기가 생각났다. “쏘뇨, 서비스 디자인은 좋은 경험만 만들면 되는 거야. 알겠니?"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사용해야 서비스 디자인이냐?

당시 회사는 모 대기업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로 한창 바쁠 시기였다. 잦은 야근에 철야로 완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기진맥진한 우리 모습을 본 팀장님은 휴식 차원으로 서비스 디자인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셨다. 국내 서비스디자인은 디지털 분야 외 크게 발전되지 않았다는 이야기, 우리가 만드는 경험과 디자인이 서비스디자인이며 지금 현재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 얘기를 듣다 팀장님에게 질문했다. “팀장님, 그런데 우린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지 않잖아요?”


팀장 曰, “서비스 디자인 툴을 활용해야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진짜 잘못됐어. 예전에 퍼소나, 블루프린트 다 사용해봤지만, 그거 다 소용없는 짓이야. 그냥 좋은 경험만 만들어내면 되는 거야”.


서비스 디자인 사고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실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능한 한 많은 실수를 탐구해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실수’를 될 수 있으면 빨리 만들고 아이디어를 실행하거나 새로운 콘셉트를 채택하기 전에 이로부터 가능한 한 많이 배우는 것이다.
- 서비스 디자인 교과서 -


하지만 윗글과 같이 방법론을 활용 시 우리가 놓치는 디테일한 부분이나 실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여러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사소한 부분을 파악하지 못해 아쉬웠던 점이 많았다. Stackholder map을 사용하지 않고 시설, 고객, 직원만 생각했다가 외부업체를 생각하지 못해 생겼던 실수나 서비스 접점을 만들다 문화적 코드를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 등 생각보다 프로젝트 중후반 여러 실수를 대면했었다.


이처럼 서비스 디자인에는 수 많은 이해관계자와 상황이 존재하고 있으며 TF가 모두 파악하기란 어렵다. 그렇기에 최대한 많은 실수를 맞이하고 답을 테스트하며 에자일 형식으로 답을 찾기위해 서비스 디자인 툴을 활용한다. 즉 단기간에 해답과 가까운 답을 찾아내는 것. 그게 우리가 서비스 디자인 툴을 사용하는 이유가 아닐까?



우린 생각보다 Tool을 활용하지 못한다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 시 여러 프로세스와 디자인 방법론을 따른다. 어느땐 고객 여정 지도를 사용하고 어쩔 때는 Empathy map을 만든다. 그 프로젝트마다 여러 서비스 툴을 사용하는 것은 좋다만, 우리는 방법론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게 맞을까?


실제 학부 때는 서비스디자인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Engine, Helen 등 유명 에이전시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보고 많이 따라 했던 기억이 있다. 이때 고객 여정 지도를 사용하는 게 맞을까? 이때 이해관계자 맵을 만드는 게 맞을까? 그런 것 없이 무조건 따라 하고 경험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었다. 다만 프로젝트에 프로세스를 대입한 수도 적을 뿐더러 상황에 알맞은 프로세스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교수님이나 선배가 없었기 때문에 효과적인 디자인 툴 사용을 하지 못했다.


실무에서도 마찬가지었다. 디자인 툴은 보고서를 ‘있어빌리티’하기 위해 사용했지 인사이트를 뽑아내기 위해 사용하진 않았다. 직감과 유사 레퍼런스로만 서비스를 구축하기 급급했다. 여기서 서비스 디자인 툴킷의 역할은 클라이언트에게 ‘우리 이만큼 노력했어요’를 보여주는 툴이라고 해야 할까..? 결국 어느샌가 나에게 서비스디자인 툴은 작업을 위한 작업이 되어 버렸다.

서비스 디자인 툴은 하나 이상의 툴을 사용해 리서치와 디자인 개발 단계에서 디자이너와 이노베이터가 각 스테이지의 타깃에게 잘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4 service design tools to focus on customer’s needs by designorate -


실무 필드에서 느낀 바는 아직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과를 레퍼런스 삼기보다는 과정을 레퍼런스 삼아 따라하고 알맞은 방법론을 찾아야한다. 있어빌리티가 아닌 효과적으로 솔루션에 나아가기 위해 사용하는 것. 우리가 단순히 서비스를 경험하고 직감으로 도출한 ‘답’에서 벗어나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파악하고 숨은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론. 우리에게는 방법론 활용 방법과 능력이 필요하다.


벌써 10건이 넘는 경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아직 서비스디자이너로서 올바르게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지 못했다. 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서비스 디자인 툴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최근 봤던   와닿는  있어 이것으로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서비스의 목적을 명확히 할 때 서비스가 무엇을 하는지, 왜 그 일을 하는지, 어떻게 작동하며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Lou Downe-

작가의 이전글 존경하는 디자이너가 없다면 성장할 수 없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