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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뇨 Sep 19. 2021

초년(신입) 기획자의 삶은 원래 이렇게 팍팍한 건가요?

신입 브랜드 기획자의 생각

  "이번 여름은 너무 바쁘다", 저번  내내 달고 다니던 말이었다. 그냥 너무 바빠 개인적인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고 그냥 숨만 쉬고 있는 . 뭔가 근사한 일이 있어 내일을 기다리는  아닌 빨리 남은 일을 쳐내기 위해 내일이 왔으면 좋겠는 .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을 [사소한] 일들과 누군가 백업을   없는 상황. 최근 들어 그런 날들의 연속이다.


  대학 동기이자 친구와 대화에서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일론 머스크도 아니고,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근데  이럴까?" 맞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세상이 몰락하는 것도 프로젝트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이렇게 목매고 일을 할까.

내가 머스크형이었다면 말이라도 안 해   출처: CGTN

  이제 3  기획자이자 디자이너로 24시간이 부족한 삶을 산다. 에이전시라 그럴까 해도 일을 동시에 여러  하는 것도 아니고, 사수가 없어서 그런가 해도 TF끼리 똘똘 뭉쳐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시간이 없는 걸까?  이렇게 바쁠까? 정말  나은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서일까? 도대체 우리 TF 아니,,  무엇을 위해 이렇게 팍팍하게 사는 것일까?



대단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자기 자신의 한계를 넘는 좋은 기획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팍팍하게 사는  아닐까? 새벽에 일을 하다 보면 문뜩 이런 생각이 든다. 5  기획자였으면 금방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을까..?  때면 문제를 명확히 파악하고 손쉽게 보고서를 만들지 않을까. 신입 기획자라 그런지 브랜드 기획 작업을 하다 보면 이게 맞는가라는 의문이  때가 많다.


  시장 맥락에서 봤을   말이 맞는  같고, 이런 상황에서는  방향성이 합당한  같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새로운 방향성이 떠오르기도 하고. 도대체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다. 물론 기획에는 정답이 없지만 정답이 있었으면 하고 결과물이 정답에 가까웠으면 하는  초년생에 마음이 아닐까.


새로운 브랜드를 시작하는 일이든 기존 브랜드를 새롭게 바꾸는 일이든 모두 결과적으로 도출해야 하는 부분은 브랜드가 나아갈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내부 구성원이 공감하고 외부 고객이 매력을 느낄 만한 방향성을 새롭게 만드는 일, 바꿔 말하면 새롭게 설정된 방향성에 따라 내부 구성원이 한 팀을 이루어 바깥으로 일관된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일이다.
- 임태수 -

  

  단지 연차가 낮아서 그런 건지 편안한 것을 선택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이라 그런지 자신의 한계를 깨는 것이 너무 어렵다.   대단하게 만들고 싶고 완벽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 그러면서도 원래 했던 방식대로 편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


  그런 이중적인 마음 사이에서 열심히 줄다리기를 하는 중이다. 편한 것을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  그런 관성을 이겨내기 위해 열심히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며 밤을 새우는 것이 아닐까. 힘든 방향을 선택하는 , 그게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진 DNA는 절대 바꿀 수 없다. 그럴수록 다양한 감정을 컨트롤하며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믿어야 한다. 자신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꾸준히 발전시켜야 하고, 반대의 것에 대해서는 반성한 다음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 임태수 -



  정답을 찾기 위해 헤매는 모습, 편안한 길을 찾으려는 관성을 이겨내려는 모습, 굳이 계속 맞서 싸워야 할까? 초년생이면 초년생답게 조금 자신을 놓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물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내가 잘하고 있을지 클라이언트가 나의 기획을  받아들일지 팀장님에게  기획이 통과할  있을지  수많은 챌린지가 있지만 그런 것들로 굳이 자신감을 떨어트릴 필요 없다.


  최선은 다하되 실수할  있다고 생각하고 지름길이 있다면 지름길을 택하고 경직된 나를   풀어주는.. 완벽한 보고서는 없고 내가 너무 대단하려고 몸을 부풀릴 필요도 없다.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면 되는  아닐까.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를 잃지 말자

  임태수 기획자의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를 읽으며 너무 좋았던 quote가 있다.   

남들의 속도에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 기획자로 일한다는 것은 얼핏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상은 고된 순간의 연속입니다.

그렇게 저는 브랜드라는 일상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균형을 잡아가는 중입니다.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너무 조급하지 않았나 싶다. 남과 비교하는 전 직장에서 그 사람을 뛰어넘기 위해 애를 썼던 것, 클라이언트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끝까지 몰아붙인 것, 일주일 내내 야근했음에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달렸던 것 등 너무 성장에만 집중한 것 아닐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를 찾고 지속적으로 지치지 않고 성장하는 . 그리고 브랜드 사이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일상과 균형을 잡아가는 . 현재 그게 나에게 필요한 것이고 크게 보면 사회 초년생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일이 나의 전부가 아니라 나를 채우기 위해 일이 있는 것이라 다짐하고 다시 생각을 잡으려고 한다.


  팍팍한 삶은 결국 내가 만드는 것이고 여유도 내가 만드는 것임을 알기에 오늘은 조금  천천히 호흡하고 천천히 걷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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