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네이버를 켜면 피로부터 느낀다. 앱을 켜자마자 튀어나오는 홈 피드 때문이다. 관심 주제를 바꿀수도, 피드를 아예 지울 수도 없다. 싫다고 넘겨도 비슷한 콘텐츠가 줄줄이 따라온다. 이건 추천이 아니라 강요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콘텐츠들의 수준이 형편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주워온 글들이다. 무주택자 vs 유주택자, 세대, 남녀 갈등 자극적인 글과 댓글 몇 줄을 캡처해 짜집기한 뒤 포스팅한다. 네이버는 그걸 메인에 올린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신뢰가 필요한 정보마저도 전부 커뮤글이다.
이제 네이버 알고리즘은 정보를 골라주는 똑똑한 친구가 아니다. 그저 클릭 유도용 낚시 콘텐츠를 잘 뿌리는 유통업자일 뿐이다.
검색도 마찬가지다. 이젠 찾는 게 아니라, 걸러내는 게 일이 됐다. 블로그는 체험단으로 도배돼 있고, 지식인은 광고판이 됐고, 뉴스는 같은 기사를 복붙한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디시에서 정보를 찾는다. 디시엔 품격은 없지만, ‘진짜’가 있다. 쌍욕이 난무하고 패드립이 오가도, 거긴 정보에 진심인 놈들이 있다. 네이버는 껍데기는 그럴싸한데, 속은 텅 비어 있다.
한때 기술 혁신의 상징이던 네이버는, ‘AI와 알고리즘’이라는 이름 아래 스스로 콘텐츠의 질을 파괴하고 있다. ‘좋아요’가 많이 달린 콘텐츠를 경계해야 하는 시대, 지금의 네이버는 ‘기술을 입힌 쓰레기장’이라는 말이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