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모든 달콤함엔 유통기한이 있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계엄 직후의 대한민국도 그랬다. 혼란과 긴장 속에서도 시간은 흘렀고, 아침은 찾아왔다. 내일이면 또다시 이 나라를 대표할 새로운 얼굴이 결정된다.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 몇 주간, 신문 지면에 담긴 시민들의 표정은 유난히 밝았다. 일부는 동원됐고, 일부는 자발적이었을 것이다. 진보든 보수든, 모두가 이번만큼은 다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투표장으로 향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바라며.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가장 달콤한 순간을 맞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다. 그래서 당선 직후, 환호와 박수가 쏟아지는 그 순간부터 정치학에서는 흔히 ‘허니문 기간(Honeymoon Period)’이라 부른다.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집중되고, 언론과 여론은 일시적으로 비판을 유보한다. 보통 취임 후 100일 안팎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애초에 허니문을 누릴 틈조차 없는 정권도 많지만,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구조만큼은 여전하다.
이 시기 대통령의 행보에는 과잉된 해석이 덧입혀진다. 넥타이를 풀고 참모들과 청와대 앞길을 산책하면 ‘소탈한 리더’, 시장 골목에서 곰탕 한 그릇을 비우면 ‘서민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장면 하나하나가 ‘변화’를 강조하기 위한 정교한 연출로 구성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분주한 이들은 대통령실사진기자단이다. 당선 직후부터 이어지는 공식 일정, 회의, 현장 방문, 외교 메시지 발표까지—하루에도 수차례 이동하며 모든 장면을 빠짐없이 기록한다. 사진 한 컷, 영상 한 프레임마다 새로운 시대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연출과 기록이 겹쳐진다. 그렇게 대통령을 향한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국민은 또 한 번 ‘희망’이라는 이름의 간절함을 품는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은 안다. 그 기대는 곧 ‘현실’이라는 이름의 벽과 마주하게 되고, 대통령의 함박 웃음은 오래가지 않으리란 것을.
머잖아 ‘책임’이라는 이름의 영수증이 슬며시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일 것이다.
Memento Mori
로마 시대,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개선문을 통과할 때, 그의 뒤에 선 노예는 조용히 속삭였다.
“당신도 결국 죽을 인간임을 기억하라.”
그 말은, 자만을 경계하고 겸손과 냉철함을 잃지 말라는 경고였다.
새 대통령도 박수갈채 위를 걸을 때마다 이 말을 되새겨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