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와 김민희
2020년,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방송됐다.
사랑을 배신한 자는 파국으로 치닫았다. 지선우는 복수했고, 이태오는 추락했다.
그래, 아직 이 세상은 ‘그래선 안 되는 일’에 여전히 대가를 치르게 하는 곳이야!
시청자들은 안도했다.
그 드라마는 그렇게 끝났다.
그런데 현실에선 끝나지 않았다.
부부의 세계 시즌 2.
이번엔 주인공이 바뀌었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다.
지난 4월, 커뮤니티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홍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근황이었다.
사진 속 김민희는 아기를 품에 안고 있었고,
홍 감독은 그 아기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고 있었다.
옆에는 유모차가 있었고, 중년 여성도 함께였다.
사진 속 아이가 두 사람의 자녀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중은 그런 사실엔 관심이 없었다.
“이제는 애까지?”
“3대 느낌”
“증손주 뷰네”
“와, 더럽다…”
댓글은 불쾌감, 혐오로 가득했다.
그들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행복해 보이는 것에 화가 난 듯했다.
홍상수는 기혼자였고, 기존 아내와 딸은 버림받았다.
김민희는 그 가정을 해체시킨 ‘악녀’였다.
사람들이 보고 싶었던 건 몰락이었다.
그리고 “내가 왜 그랬을까”라며 후회하는 두 사람.
부부의 세계 같은 결말 말이다.
오랜 시간 동안, 가족은 한국 사회에서 마지막 안전망이었다.
사랑은 시작의 감정이고, 가족은 지속의 제도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단순한 감정 공동체를 넘어,
돌봄·생계·노년·유산·의무 등 책임 단위로 작동해 왔다.
그래서 불륜의 문제는 개인의 감정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약속(가족 계약)의 일방적 파기인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사회에서 ‘가족을 버린 사람’에 대한 평가는 유독 냉혹하다.
‘고시 3관왕’으로 추앙받던 고승덕 전 의원도,
딸의 SNS 한마디에 무너졌다.
“미안하다”는 외침도 통하지 않았다.
홍상수와 김민희는 그 전제를 깨버렸다.
이후, 두 사람은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는 여전히 찍지만, 그마저 영화제나 예술극장에서만 상영된다.
사실, 나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오랜 팬이었다.
그들이 욕을 먹을 만한 일을 했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그래서 나는 그냥 이렇게 생각했다.
관심을 끊는 것—그게 그들에게 가장 확실한 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두지 않는다.
이번 사진은 기자가 찍은 것도,
그들이 스스로 공개한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 스마트폰으로 몰래 찍은 사진이었다.
사생활 침해같은 윤리적인 질문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언론은 확대하고, 대중은 클릭한다.
앞으로도 누군가는 계속해서 그들을 끌어내, 화형대에 올릴 것이다.
불행해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