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어릴적 엄마에게 썼던 나의 편지들을 발견했다.
서랍속에 뭉치로 보관되어있는 편지들,
모서리가 닳고 색이 바래버린,어린 손글씨가 가득했다.
미움과 두려움이 여전히 지독하게 남은 탓에 다시 열어 하나하나 읽어볼 생각따위 하지도 않았다.
몽땅 해치우듯 ,편지들은 눈길한번 받지않고 버려졌다.
왜 여러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걷다가 기습하듯 이렇게 그 편지들이 떠오른 것일까.
엄마는 차곡차곡 그 편지들을 한 서랍속에 모으며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무슨 마음을 그 편지뭉치에 담아두었을까.
나는 내 미움에 갇혀 엄마의 다른 마음까지 외면하고 알려조차하지 않은게 아니었을까.
설마 그러했던거라면 나는 또 아파질텐데 그럼 어쩌나.
날도 쨍했다.
여기저기 모여있는 사람들은 모두 밝고, 즐겁고, 아름다운데,
왜 갑자기 내 주위만 ,이렇게 또 갑작스레 비 흘리는 회색빛이 되어버리는 걸까.
뭔데!?...
끝이 나질 않는다. 지독히도.
어떤 관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