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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다

인간관계

by 쏘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주말 하루를 함께 보냈다. 낮부터 밤까지, 도심의 이곳저곳을 걸으며 웃고, 잔을 기울이며 지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오랜 시간 쌓인 추억들이 술잔에 담겨 나왔다.
하지만 하루 종일 이어진 만남 속에 피로가 조금씩 쌓였고,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있던 작은 서운함들이 고개를 들었다. 말은 점점 날카로워지고, 웃음 사이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번졌다. 서로가 이해받고 싶어 했지만, 그 마음은 엇갈려만 갔다.
그렇게 대화는 어느새 감정의 골로 흘러갔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이라 더 편하게 말했지만, 그 편안함이 때로는 칼날처럼 날카롭게 느껴졌다. 서로의 의도를 오해하고, 그 오해가 상처로 남았다.
결국 우리는 대화를 멈추고 각자의 길로 돌아섰다.
22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한없이 무겁고, 지쳤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란, 이렇게도 쉽고 이렇게도 어려운 것이구나.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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