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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2년 1개월 자유시간, 이제는 안녕

by 쏘니

연차와 돌봄휴가, 휴직을 이어 붙여 한 달간의 휴일을 만들고 과감하게 2년간 무급휴직을 떠났던 게 벌써 2023년 7월 말이다. 어느새 2년 1개월이 훌쩍 지나, 어린이는 초등학생이 되었고 복직의 9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가고 싶지 않다가도 결국은 부딪쳐야 하는 현실, 드디어 그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휴직 중에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다른 길도 고민했지만, 결국은 복직이 답이었다. 돌이켜보면 즐거운 일도 많았고 속상한 일도 적지 않았다. 일을 하든 안 하든, 사람과 관계 맺는 일은 늘 존재했고 그 과정에서 생긴 크고 작은 사건들은 나를 울리기도, 웃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도 지난 2년간 도서관 수업과 책모임을 하면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다. 하고 싶었던 문집 활동도 함께하며 즐겁게 보냈다. 은퇴 후 혹은 50대 이후 삶을 어떻게 꾸려가면 좋을지 보여주신 분들도 있었고, 덕분에 앞으로의 10년을 그려볼 새로운 이정표를 얻었다.

그 사이 문집 두 권, 그림책 한 권, 엽서책 한 권이 나왔다. 뿌듯하면서도 아쉬움이 남지만, 그 시기에는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가도 비슷할 것 같다. 물론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엔비디아를, 비트코인을, 아파트를 샀겠지만. 각설하고 넘어가자.

이제는 새로운 집에서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지하철을 타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기다리고 갈아타고 걸어가는 시간들을 합치면 한 시간이 넘는다. 서울 안에서라면 흔한 출퇴근 시간이지만, 예전처럼 집에서 30분 이내에 다니던 시절이 그립다. 다시 이사를 할까 고민도 되지만, 그러자니 학교와 학원을 맞추는 문제도 있어 머리가 복잡하다.

게다가 신랑 회사 일도 녹록치 않아 짜증과 힘듦이 배가되는 요즘이다. 아침마다 전쟁 같은데, 이런저런 생각까지 얹히니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그래도 일단은 하루하루를 살아내며 내 호흡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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