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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과 어묵탕

산책 후 먹는 저녁

by 쏘니

벚꽃이 만개했다. 집 근처에 큰 공원이 있어서 낮에 산책을 할까 했는데 엄마, 아빠가 오신대서 같이 산책을 나갔다.


딸이 피곤할까 사위가 힘들지 않을까 엄마 아빠는 늘 걱정이다. 투표날이라고 쉬는날 푹쉬라고 점심먹고 와서 저녁먹기 전에 간다고 하는 엄마아빠에게 그래도 저녁을 드시고 가라고 했다. 심지어 김밥재료까지 준비해 오셔서 밥만 하고는 산책을 나갔다. 벚꽃이 만개하고 개나리 튤림 여러 꽃이 예뻤다. June도 친구를 만나 한참을 재밌게 놀았다.



엄마아빠는 70이 넘으셨지만 일을 하신다. 아빠는 작년까지 하셨으니 하셨었다가 맞고, 엄마는 간호사로 오래 근무한 뒤 학원에서 강사로도 오래 계셨는데 여기 저기 불러주는 데가 많아 일하시다가 잠깐 쉬고 계시는데 5월부턴 다시 일하신다고 했다. 공사를 다니다가 퇴직하신 아빠는 다마스로 10여년 소포 퀵배달을 하셨다. 운전을 업으로 하기엔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셨다고 작년엔 폐업을 하시곤 노년을 즐기고 계신다.


평생을 합리적으로 아끼며 소비하고 일하는 모습을 보다가 쉬시는 걸 보니 반갑기도 했다. 친구가 사는 뉴질랜드도 한 달 다녀 오시고 여수도 갔다가 순천만도 다녀오고 나도 저런 노년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산책을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곤 집에 들어와 김밥에 어묵탕을 먹고 총선 투표를 같이 봤다. 각자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가족과의 함께하는 시간동안 정치얘긴 되도록 하지 않았다.


나중에 June에게 손벌리지 않고 멋지게 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는 사지 말고 버리지 말고 아껴쓰라고 늘 말씀하신다. 그 말을 새기고 또 새기며 냉장고 파먹기를 잘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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