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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12

찬란했던 나의 20대

by 쏘니

20대 대학교 졸업 후 사회복지관 취업에 한창 열을 올렸다. 그래서 종강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 1월에 첫 직장을 갖게 되었다. 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의 꽃이라고 생각했던 시기였다. 일이 재밌고 부당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초년생 마음으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관장님이 직원에게 결재판을 던지고,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래도 퇴직금은 받아보자 생각하고 1년을 버텼다. 딱 만 1년 되던 해, 난 자발적으로 실업자가 되었다.


두 번째 직장은 잘 골라보자 하여 처음 직장을 찾을 때와는 다르게 한 달 정도는 모든 복지관 혹은 복지기관에 서류를 넣지는 않았다. 하지만 1년짜리 신입을 써 줄 기관은 없었고 6개월을 백수로 지냈다. 서울에서 복지가 들어간 기관은 채용 공고가 있으면 재지 않고 넣었다. 그렇게 두 번째 복지관에 입사하게 되었다. 새벽 4시, 5시까지도 복지관 사무실에서 한컴과 싸웠다. 졸린 눈을 떠가며 후원사 공모전을 통해 1년에 몇백만원을 따기 위해 내 시간과 열정을 갈아 넣었다. 시간이 지나고 몇 년 단단해 지는 과정을 거쳐 그렇게 3년 반을 거쳤다. 나의 30대는 이것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워라벨을 찾겠다며 행정기관을 찾아 면접을 보러 다녔다. 그게 2011년~2012년, 나의 마지막 20대 시절이었다.


그리고 이제 40대가 되었다. 2012년 퇴사 후 그 때 같이 했던 사람들을 만났다. 대부분 결혼했고 싱글 라이프르 즐기는 사람도 있다. 공무원도 있고 복지관에 남은 사람도 있다. 사회공헌쪽에 있는 사람도 있고 공공의 영역에서 함께 하는 나와 같은 사람도 있다.


찬란했던 20대를 같이 한 그들과 한참을 얘기했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 얘기를 한 명 한 명 하며 참 열심히 재밌게도 살았다 싶었다. 세 시간 수다를 떨어도 부족해서 봄에 또 보자 했다. 밀접하게 모두 야근에 주말 특근에 함께 하던 시기가 각자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았다. 꺼내도 꺼내도 꺼낼 이야기가 많고 지금 생활과 비교하며 또 그 때를 추억하며 말은 끊기질 않는다.


첫 직장 동료들과도 가끔 만나고 연락을 하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15년 일을 하면서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잘 만났다 싶다.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좋았다. 앞으로의 직장생활은 어떻게 될지, 앞서 지난 15년보다 더 낫기를 꿈꿔본다. 일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시기가 있겠지만 일단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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