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많아졌다
얼핏 봐도 흰머리가 많아졌다. 갈색으로 염색 후 머리가 많이 상한 것 같아 이제는 자르기만 하고 있는데 아직 염색이 다 빠지기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염색을 쉬고 기르고만 있는데 흰머리가 구석 구석 많아진 게 보인다. 머리를 감고 나와서 말리면서 거울을 봐도 여기 저기 보이고, 워낙 많이 있었던 귀쪽 뒤에는 이제 흰머리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
고잉그레이라는 단어를 작년에 알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나도 고잉그레이로 가겠다고 생각했다. 흰머리가 나도 염색하제 않고 회색머리였다가 하얀 머리로 가는 과정을 고잉그레이라 한다고 한다. 단어를 알고 검색을 해보니 멋진 중년 여성 남성 사진이 나온다. 나도 이렇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듦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30대에도 더 많은 생각과 실천을 했어야 했나, 나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 앞으론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할 것인가.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앞에는 안개가 자욱한 느낌이다. 모든 40대가 그러진 않겠지만 지금 나에게 40대는 차갑고 어려운 시기다.
여하간 고잉그레이를 결심하고 여기 저기 머리를 보면 어제는 여기에 없었는데 흰머리가 생겼네 하는 지점도 있고, 머리를 묶으면 더 잘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아예 확 잘라버릴까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다. 일단은 길러볼까 싶다가도 설 되기 전 자를까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은 40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