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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Mar 25. 2020

사과는 원래 빨갛다?

"술을읽다" 4월의 테마 Love Myself 숡편지

이번 달 부터 뉴스레터 스타일을 바꿔 보았습니다. 


이번에 홈페이지 개편과 서비스 개선을 준비하며 "술을읽다"를 단 한번이라도 구독한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첫 사회생활이 연구원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설문조사를 운영해 보거나 만들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 하는 강의평가 같이 으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설문도 아니고 심지어 기업의 서비스 평가에 이렇게 충실히 응답하는 고객 경험은 처음이라 너무도 놀라웠습니다. 설문링크를 걸어 문자를 보낸지 채 하루도 안 되어 25%의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문항이 전부 10개도 넘고 주관식도 2개나 있는데 무려 사용자의 1/4에 달하는 분들이 응답해 주셨고 심지어 주관식 응답 읽으면서 저 정말 울었어요. 너무 뭉클하더라고요. 솔직히 많이 감동 받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매월 테마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에 단순히 제품의 장점, 효능, 좋은 점을 홍보하는데 급급했습니다. 


요즘 다 인스타, 유튜브 비주얼 중심인데 누가 글을 읽겠어?


라는 생각은 저의 착각이었던 거지요. 저희의 구독자, 술리더들은 진정 Reader이자 Leader였습니다!

서비스와 받아 본 제품에 대한 꼼꼼한 리뷰, 저희를 향한 격려와 제안, 개선점과 시사점, 과연 어느 서비스 고객이 이렇게까지 자기가 돈 주고 받는 서비스에 로열티를 갖고 있을까요? 우여곡절이 많아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하나하나 버티다 보니 그래도 좋은 사람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좀 더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그전까지 굳이 할 필요있나 싶었던 얘기들, 저의 창업 원동력이 되었던 문제의식, 그간 어떻게 헤쳐나왔고 또 어떤 어려움을 겪으며 제품이 탄생하여 한 모금 술로 여러분들 입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좀 더 솔직하고 밀접하게 나누려고 합니다. 


그 일부를 브런치에도 함께 공유할 예정입니다. 테마 소개나 홍보성 링크 등은 아래 전체보기를 클릭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월 뉴스레터 전체 보기: https://stib.ee/U742




 



스위스가 원산지인 속빨간사과


4월의 테마를 공수하러 2월 초에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이었지요!


고객님들 중 술구독 테마주를 배송받은 후 인터넷 등 추가 정보를 얻거나 구입을 위해 검색해 보신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공수해 온 속빨간사과 100% 착즙액은 인터넷 판매처 대부분 품절이고 품절이라 써 있지 않은 곳들도 막상 연락해 보면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들이 많습니다.


속빨간사과 품종의 원산지는 알프스로 알려진 스위스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속빨간 사과를 먼저 들여와 재배하기 시작했던 곳은 충청도였지만 현재 밀양만큼 작황이나 재배량이 많지 않고 가공식품으로는 공식적으로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우리 농촌의 문제와 현실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부분이라 추후 다른 채널을 통해서 접하실 수 있도록 구성해 보려고 합니다.




WHY 술을읽다?


술펀이라는 회사와 "술을읽다"라는 서비스 자체를 단순히 '좋은 술을 찾아서 유통한다가 아닌 우리 사회, 특히 농촌과 농업, 식품제조가공, 전통주 산업이 안고 있는 뿌리깊은 문제의식에서 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많은 고민 끝에 앞으로 뉴스레터에서는 이런 부분들도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경북 밀양 얼음골에서는 현재 15농가만이 속빨간사과를 재배 중이며 L유통사에서 생과 전량을 독점해서 가져가므로 인터넷에서 대량으로 판매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과일들은 특급이나 상(上)  품은 대개 생과 상태로 유통되나 파지라고 불리는 흠집이 있거나 못난 과일들은 주스, 과자, 술 등 제조가공을 거쳐 상품화가 됩니다.   


착즙액(100%주스)의 경우 무방부제로 저온살균하여 제조 중인데 2019년 가을 수확한 물량이 현재 거의 소진되어 인터넷 판매는 소수의 단골들 위주로만 알음알음 이루어지고 오픈마켓 등에서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또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제품들은 110ml 품절 제품이며 현재 술리더님께 가는 제품은 120ml 새로나온 패키지입니다. 제조사의 확인을 거쳤고 제가 검색해 본 바로도 그렇습니다. 혹시 아니라면 저희가 다시 한번 검증해 보겠으니 어려워 말고 카톡 제보 부탁드립니다. 


올해, 2020년 가을 속빨간사과를 수확하여 새로 양조를 하여 새술이 나올 때는 패키지와 라벨을 술펀이 함께, 우리 술리더님들의 미적 감각에 호응하여 새로 바꾸어 보려 합니다. 또한 이번에 가는 술 자체도 넘나 좋은 100% 속빨간사과 착즙액으로 만들었지만 올해 수확한 속빨간 사과에는 새로운 양조방식을 적용해 보려 합니다. 


이번에 착즙액을 함께 드리는 이유는 이 착즙액으로 속빨간사과술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가을 수확분은 속빨간사과 생과 자체를 발효할 작정이에요! 전자를 착즙 발효, 후자를 펄프 발효라고 합니다. 착즙 발효는 실패가 적고 맛이 깔끔하지만 속빨간사과 특유의 풍미와 산미, 약간의 탄닌을 느끼기엔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양조사도, 기술자도, 사장님도 의견에 동의해 주셔서 내년 상반기에는 같은 재료, 다른 술을 "오직 술리더"님들만이 최초로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셀프 광고 ♥ 술을읽다 구독 신청은 아래 링크에서 

https://sulfun.com/product/newsulreader/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유하다


저희가 문자로 사용자 경험 링크를 보내드리고 하루도 채 안 되어  무려 20%가 넘는 정성스런 응답지를 받았습니다. 하나하나 읽어 보면서 작년 9월에서 올해 서비스를 하면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왜 진작 들려드리지 못했을까?'라는 후회가 들었답니다. 저희와 함께 해 주시는 분들은 제품 자체의 성상과 술의 맛을 넘어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다른 서비스나 회사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궁금해 하시는 의식있는 분들이라는 걸 명확하게 인지했습니다.


그 동안 텍스트가 많고 심각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저희가, 특히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부터는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남들은 양조장을 가 봐도 알기 힘든 이야기들을 술리더님들께 들려 드리기로 했습니다. 왜 우리가 어떤 양조장을 선정하였고 제품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마시면 더 맛있는지, 답이 아닌 과정을 공유하는데 저희가 더욱 애쓰겠습니다.


500년 이상 상업양조와 산업군로써 발전해 온 유럽, 일본과 달리 한국 술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단순히 색향맛의 품평을 넘어 한국술의 소비자 우선 시대,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일, 저희가 대한민국 술리더와 함께 하겠습니다.



술펀이 읽어주는 술 이야기, 숡레터 받아보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해 주세요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4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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