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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Apr 24. 2020

코로나 퇴치용 봄 특선 전통주 5종

전통문화에서 이제는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술펀의 노오력



처음부터 술펀 X 크라우디 기획전 형태로 시작된 건 아니었다.


작년 11월에 와디즈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에 프로젝트를 올린 사실은 이미 브런치를 통해서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그 이후 스토리를 쓰다 말고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무튼 신이 보우하사, 80% 달성하기 전에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어 의도적으로 프로젝트는 완료하질 않았다. 와디즈가 지금도 리워드에서 펑펑(너희가 사망여우를 아느뇨?) 터지는 중이라 투자형에 관해서도 올려봐야 하는데! 다 게으른 저의 탓입니다 ㅠㅠ 곧 올려보겠습니다.


아무튼 #술을읽다 를 처음 론칭한 2019년 8월 광복절 당시, 광고 한 번 안 한 서비스를 다들 어떻게 알았는지 와디즈 뿐만 아니라 크라우디에서도 투자형(증권형)을 프로젝트를 하자며 거의 비슷한 시기에 찾아왔으나 딱 1주일 늦은 관계로 우린 이미 와디즈와 하기로 약속을 해 버렸던 것이다. 그래도 사람 일이란 모르고 같은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라도 장단점이 있을 순 있으니 나중을 위해서 라도 이번 기회에 한번 뵙고 미팅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때 인연이 이번 전통주 기획전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니 차카게 살자, 읭?


요즘 전통주가 대세가 된 건지, 입점 제안과 서비스 제휴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 분야와 종류도 넘나 상상초월이라 사실 어리둥절 할 정도다. 미팅을 하면서도 나 혼자 속으로 '응? 이런 걸 하자고? 신박하네 ㅋㅋㅋ'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내가 원래 또 이런 발칙한 것들에 완전 오픈된 사람 아니던가!?


https://www.ycrowdy.com/c/sulfun


처음 시작은 기획전 자문, 혹은 조언, 최소 추천 정도였다.


그런데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니 아예 같이 판을 짜는 게 서로 윈윈이다 싶었지. 왜냐면 크라우드 펀딩은 완전 콘텐츠로 승부하는 서비슨데 양조장은 콘텐츠가 없다. 콘텐츠라 함은 우리가 이 바닥에 처음으로 정착시킨 "스토리&스토리텔링"을 뒷받침하는 브랜드에 관한 모든 것이다. 그 안에는 사진, 영상, 말 그대로 이야기로 풀어주는 글, 역사와 재료, 품질과 가격에 관한 모든 주관적&객관적 정보가 포함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양조장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지 않고 만들 생각도 없다. 만들 생각은 있었어도 그만큼 비용을 들일 의향이 없고 돈이 있어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모른다. 그래서 우리가 오래 고민하여 술구독 서비스 #술을읽다 를 시작하게 된 거기도 하고.


이제는 문화를 넘어 산업으로 

없는 형편에 있는 자료, 그 전에 술 구독을 하면서 쟁여놓은 사진들을 조합하여 다른 플랫폼에서 다른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 우리도 선뜻 응하게 되었다. 5년 간 해결할 수 없었던 과제 '과연 전통주 생태계에서 협업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떻게?'라는 나의 고민을 작게나마 실현해 볼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고.


2014년 창업 당시 술펀의 모토는 양조장들의 고민해결사였고 소비자와 대중에게는 술을 술이 아닌 (전통)문화의 일부로 포지셔닝 하는 일이었다. 우리의 전통주 문화마케팅은 시장에 선풍적인 흥행이 되어 2015년 술펀의 문화재형 사회적기업 지정 이후 그 전에 0이었던 지역특산주와 전통주 관광이나 식음료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물론 그 중에는 우리에게 자문이나 컨설팅을 받은 기업도 꽤 있다.


5년이 지난 시점, 전통주를 전통문화와 한국의 식문화로 자연스레 받아 들여지기 시작한 이후 우리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할 단계에 왔다. 2019년-2020년에는 명망있는 몇몇 투자사들과 미팅을 했지만 본격 투자 얘기는 아직인 게 아직 우리가, 아니 내가 준비되지 않아서다. 혹은 현금흐름이 고갈된 건 아니라서 배가 덜 고픈 걸 수도 있겠다 -_-;;;   반 농담으로 이 바닥에 원로소리 듣는 사람인데 기존 전통주 전무가들과 내가 바라보는 관점은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 어울리지도 않게 되지. 물론 여전히 자문이나 심사로 갈 땐 비교적 최선을 다하는 편이지만. 근데 아무리 기립박수 받아가며 합리적인 발언&발제해도 제도적으로 먹히는 건 매우 정치적인 사람들의 시장에 씨알도 도움 안 되는 목소리라 이제는 좀 회의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2020년에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실험적인 일들을 더 많이 해보려고 한다.


내가 양조장을 그렇게 다녀봤어도 정말 좋은 곳들은 손에 꼽힌다고 하는 게 그냥 하는 말은 아닌 것이다. 더 많이 알면 함부러 말할 수 없게 된다. 여기저기 이것저것 철학없이 "전통주라 다 좋아!" 홍보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어쩌면 잘 몰라서일 수도 있다. 결혼이든 창업이든 덕질이든 잘 모를 때가 훨씬 좋은 것이야.



이번엔 컬러다


내가 올해 시도하려는 몇 가지 새로운 조합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컬러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팀원들과 이를 행할 수 있는 능력자 덕택에 가능한 일이었긴 하지만 우리가 예전에 


3P = 사람(People)+제품(Product)+지역(Place) 


라는 우리의 스토리텔링 원천을 문자 그대로 "어느 지역 어떤 양조장에선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술을 만들어요!"라고 직설적으로 엮어냈다면 작년부터는 조금 더 다른 방식, 우리 입장에서는 업그레이드된 측면의 접근이 필요했다. 


우리는 이제 문화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럼 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와 조직 내부의 비전 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쓰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뒤에 써 벌임ㅋ


전통주의 맛은 전반적으로 상승하였다.


내가 처음 창업할 당시에는 정말 팔래야 팔고 싶은 술이 넘나 적었다. 맛이 좀 괜찮다 싶으면 디자인이 너무 구려, 맛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디자인이 구림구림한데 너무 비싸! 이러면 누가 사 마시냐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팔아주는 나같은 인간들, 그리고 전통주란 이유 하나만으로 사 마시는 사람들 덕분에 이 시장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양조장들이 잘 나가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김현철 노래로 BGM 넣어주셈;;;) 돈 주고 사 마셔 준 소비자 덕분이다 그걸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으면 다가오는 더 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좋은 술이란, 좋은 양조장이란, 좋은 양조사란?


어느 정도의 설비와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면 웬만한 퀄리티의 제품은 생산가능하다. 100중 1만이 1% 장인의 영역이다.  과거의 내 인터뷰 뒤져보면 깨알같이 나오겠지만 나 역시 처음 창업할 당시 장인의 술에 대해 상당히 설파했고 이런 부분들이 젊은층에 먹히기 시작했다. 근데 전통주 제품과 양조장이 무수히 많아진 요즘, 우리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고민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지. 좋은 술이란, 좋은 양조장이란, 좋은 양조사란 무엇인지 우리 내부에서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고 구성원 모두가 같은 의견을 낼 수 있거나 혹은 각자의 근거로 좋다, 아니다를 제시할 수 있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판단 근거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 


그만큼 전통주는 이제 양적으로 상당히 성장했다. 


골라 마실 수 있다.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설계해 줄 수 있다. 아직은 다소 고가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긴 하나, 비슷한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이제 우리가 2014년 창업 이후 5년을 떠들어 댄 큐레이션은 "안녕히 가세요"다. 커스터마이징과 서브스크립션을 통해 좀 더 소비자 각각의 페르소나에 가깝게 다가가는 설계와 설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컨설팅을 하면서 쌓인 노하우는 절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 현재 이 바닥에 그 누가 설립 - 생산 - 제조 - 마케팅 - 유통 - 판매까지 관통하고 핸들링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판단한다. 그거 하나만은 내가 자부한다. 양조장 사장님들은 누구나 자기 술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들 한다. 근데 정말 1만 시간 일해 보면 알게 된다. 그렇지 않다는 걸. 진짜 장인들은 자부심은 가지되 절대 이런 소리 안 한다. 무엇보다 나라에서 지정해 준 명인? 무형문화재? 이런 호칭이나 명칭 보다 훨씬 더 본질적인 것들에 주목하게 된다. 돈 때문이 아니라 진심 나를 태워서 잿가루가 될 만큼 일했으니까. 내 눈에만 보이는 것들은 분명 존재한다. 올해는 1만 시간동안 쌓은 나만의 노하우를 어떻게 구성원들과 공유하느냐가 또 하나의 숙제다.


난 지금도 양조장을 가면 창고부터 열어본다.


어떤 재료를 쓰는지, 진짜 그 재료를 쓰는지, 재료 관리는 깨끗하게 되고 있는지, 창고는 쾌적한지 내 눈으로 확인한다. 여기서 망하면 좋은 술은 언감생심이다. 그리고 우리 직원들도, 양조장 사장님들도 잘 모르겠지만 내 질문에는 상당한 트릭들이 존재한다. 내가 예전에 심리학을 복수전공하고 연구실에서 일했던 것, 헤드헌터를 하며 각종 대기업 인적성 결과를 관찰한 것 역시 좋은 레퍼런스가 되었다. 왜냐면 검사를 위한 설문조사에는 진실을 판별하기 위한 여러 가짜 질문들은 중간에 끼워넣는데 이러한 트릭 질문들을 통해 나는 양조장 사장님이 찐인지 찐을 가장한 사짜인지 오랜 기간 노하우를 통해 감별할 수 있는 감을 장착하게 되었다. 


명심해. 감은 개인에게 축척된 빅데이터야. 미신 혹은 미지의 영역이 아니란다.


지금 이 시장에는 양조장 사장들은 얼굴 마담이고 술노비들의 노하우로 굴러가는 양조장이 수두룩하다. 근데 나는 이런 건 넘나 ㅇㅋ 왜냐면 돈이 있어야 사업이 돌아가고 사장이나 대표의 역할은 직접 실무를 하는 것 보다 비전을 설정하고 그러한 비전이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게 하여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만들어 내는 거니까. 문제는 사장이 주방을 핸들링할 수 없는 식당이 금방 망하는 것처럼, 사장에게 양조장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 버리면 그 양조장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 지금 당장 술 몇병은 많이 팔 수 있겠지만 백년주대계는 함께 꿈꿀 수가 없다는 점이다. 


양적으로 많은 파트너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업체들이 케파를 키울 수 있기를


한 양조장이 한 제품(막걸리 제외)을 월 1만병 이상 팔 수 없다면? 이러한 양조장들이 시장에 생겨날 수 없다면 산업군 전체가 필요없거나 의미없는 것이다. 대규모-중규모-소규모 업체들이 피라미드 형태로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어야 시장이 커지고 소비자들에게 많은 선택의 기회들이 주어진다.


그래서 


기승전홍보!



https://www.ycrowdy.com/open/431


https://www.ycrowdy.com/open/434


https://www.ycrowdy.com/open/432


https://www.ycrowdy.com/open/430


https://www.ycrowdy.com/open/433


첫날 펀딩하면 이것저것 많이 주니까 한번만 맛 봐 줘. 내가 몇년을 창고를 뒤져봐도 항상 정갈하게 관리되고 주질이 변함없는 정말 좋은 술들이야! 물론 너의 취향에 딱맞지 않을 수는 있어. 


그래서 맛 보기 시리즈도 리워드 1번에 있으니 우리 함께 새로운 술의 세계로 퐁당 빠져보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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