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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May 18. 2020

한국의 대표 크라우드 펀딩 분석 포인트 3가지

와디즈, 텀블벅, 크라우디

2014년 말, 창업을 하자마자 2015년 제일 먼저 시작했던 게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이다.


당시 와디즈는 아예 서비스를 시작하지도 않았던 시기라 해외 서비스인 킥스타터(https://www.kickstarter.com)나 인디고고(https://www.indiegogo.com)를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텀블벅이 유일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였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와디즈 서비스가 시작되긴 했지만 아무튼 시작으로만 따지면 텀블벅이 가장 먼저였다.


뭐든 잘 모를 때 저질러 보라 했던가?


요즘 크라우드 펀딩 금액이 적게는 50만 원인 걸 감안해 보면, 이번에 술펀이 직접 진행한 양조장 5개 모음 기획전 역시 각 양조장별 목표 금액이 100만 원인 것에 비추어 보면 우리의 첫 펀딩인 텀블벅 미인주가 후원 프로젝트는 1천만 원이라는 10배 높은, 5개 양조장을 합친 5백만 원 보다 2배나 큰 금액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작년, 2019년 말에 와디즈에서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의도적으로 미달성하게 되었고 관련 글은 아래에서 볼 수 있다.


https://brunch.co.kr/@ssoojeenlee/103


 


특히 와디즈는 리워드쪽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는데 투자형을 접게 되면서 리워드 역시 좀 더 탄탄한 서비스를 만들고 가야겠기에 보류 중이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사망여우 유튜브가 히트치는 바람에 더더욱 망설이게 된 점도 있다. 


이상 3가지 플랫폼 사이트에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나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사실 텀블벅 같은 경우 워낙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중간에 후원자로 꽤 많이 참여하기도 했고 텀블벅에 올리고 싶다는 타전통주 프로젝트에 자문한 적도 있기에 참고삼아 읽어 주시길 바란다. 


특히 최초의 전통주 텀블벅 프로젝트 이후 와디즈 등에 전통주 리워드들이 몇가지 시작되면서 펀딩 플랫폼들이 성인인증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현재 크라우디의 경우 우리와 기획전을 시작하며 역시 새로이 본인인증 절차를 도입하게 된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그만큼 우리가 개척하고 있는 길들이 확연하고 뒤에 올 누군가는 훨씬 편하게 시작하게 될 테니까! 



1. 유저수 = 사용자수 = 가입자수


단연 와디즈가 압도적으로 많다. 투자형을 진행하던 도중 리워드 쪽에서도 담당자분이 좋은 제안을 주어 논의해 보게 되었는데 와디즈가 특별히 소문난 토스처럼 직원들을 성과로 쪼으거나 하진 않지만 일단 담당 PD들이 미달성되는 걸 매우 꺼리는 것 같고 일단 리워드 금액을 적게 잡아 달성한 후 달성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추천하는 것 같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대개 목표금액 최소 2~3백 정도로 잡던 프로젝트들도 요즘은 50만원 선, 100만원 미만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다. 



특히 킥스타터 및 인디고고 등 초창기 크라우드 펀딩이 생겨난 이유가 자금이 후달려 시제품 생산이 힘든 초기 스타트업을 응원하고 신제품 개발이 필요한 제조사 혹은 기술기업을 서포트하는 대신 선지원 후제품에 대한 위험부담으로 시장가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아니던가. 이러한 리워드용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가 2017~2018까지만 해도 시제품, 혹은 신제품 출시를 위한 홍보용 정도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아예 저렴한 가격을 중심으로 한 이벤트성 사이트로 전락해 버린 듯 하다. 


특히 킥스타터 등에서 이미 성공한 프로젝트를 2차 펀딩 받는 건 오히려 양반이고 카피 논란까지 있으니 예전의 의롭고 선한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버린 느낌이다.



아 뭔가 사망여우 홍보하는 너낌-_-저랑은 아무 관련음슴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와디즈에는 리워드, 투자 통틀어 진성 유저들이 많고 특히 투자형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도 꽤 있는 듯 하다. 투자형 펀딩 및 기업설명회를 진행해 본 결과 실제 '개인투자자'로 등록하지 않은 개인들 중에서도  금융업 종사자나 개인 자금으로 투자하는 분들이 꽤 여럿 있었다. 사망여우 유튜브에서처럼 여러 사건사고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수와 프로젝트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논란이 되거나 질 낮은 프로젝트가 묻힐 수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스타트업에 선한 영향력과 자금을 조달하는 게 미션이었던 초심을 되찾는다면 더 좋을 텐데 말이다.


유저수 결론 (프로젝트수와도 비례)
와디즈 >>>>>(넘사)>>>> 텀블벅 >>>> 크라우디




2. 유저 다양성 


5년 만의 리워드, 크라우디(https://www.ycrowdy.com) 펀딩 금액이 심각하게 늘지 않아 다른 프로젝트는 어떤지, 상세 페이지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와 댓글을 다 훑어 보았다. 



일단 크라우디는 프로젝트 개수가 현저히 부족하다. 특히 투자형같은 경우 이번 달 초 부터 지금까지 오픈되어 있는 프로젝트가 하나 밖에 없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당시에는 없었는데 이 글을 퍼블리시 할 즈음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기에 글을 수정하게 되었다. 다만 실제 오픈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오프라인 투자 중개를 통해 펀딩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은 알게 되었으나 B2C소비자들은 사이트 내에서만 판단하기에 대개 투자형이 상당히 미비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 5월 보다는 6월에 새로 오픈하는 펀딩은 꽤 있으니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요즘 코로나 등으로 경기가 많이 침체되어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뿐 아니라 VC까지 전반적으로 투자 열기 자체가 많이 사그라 든 것 같다. 또한 투자형 자체가 금액대가 크고 사용자들이 증권 계좌를 득하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까다로와 리워드에 비해 투자형은 와디즈에서도 리워드 대비 유저수가 적다.


하지만 일단 N수가 많기 때문에 각종 다양성, 다양한 인간군상 및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동일하다고 했을 때 와디즈는 일단 유저수 자체와 그 비율에 해당하는 사람수 자체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사기즈, 와디바바라고 욕해도 여전히 와디즈에서는 오늘도 100% 달성을 웃도는 많은 프로젝트들이 실제로 성사되는 것이다.  


특히 크라우디의 경우 리워드 제품들을 모니터링 했을 때 직접 발굴하는 아이템보다 킥스타터, 인디고고, 심지어 와디즈에서 1차 펀딩을 완료한 프로젝트들이 대다수였는데 이것이 내부 전략이든, 하다 보니 안정성을 위해 이렇게 된 것이든 유저층이 어떤 특성을 가지게 된다. 1차 성공을 했다는 건 프로젝트나 회사의 지속성이든, 제품의 품질이든 그만큼 보장, 혹은 보증할 수 있다는 의미고 크라우디에 결제하는 유저들은 이미 크라우드 펀딩 제작사의 고객이거나 검색을 통해 이미 살펴보고 구매할 거라는 의미다. 이런 특성은 상세페이지 구성에서도 잘 나타난다. 


와디즈(좌), 크라우디(우), 상대적으로 크라우디 전용이라는 느낌이 덜 하다


와디즈의 경우 자사몰이 없거나 아직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지 않는 곳들, 상세페이지가 펀딩용 이미지 위주로 된 곳들이 많은데 크라우디의 경우 쇼핑몰 상세페이지와 콘텐츠가 몹시 흡사하다. 물론 펀딩을 위해 추가된 부분들도 있지만 이미 한번 펀딩을 진행해 본 곳들이라 상세 페이지 안에서도 안전함이 묻어난다.


그래서인지 크라우디는 와디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고 유입이 많고 검색 후 가격이나 경쟁사 비교를 통해 주문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유저다양성 결론 
크라우디가 가장 다양하고 예측불가하다.
텀블벅은 스탠스가 확고한 유저가 많다.
다만 와디즈는 유저수 자체가 월등하게 많으므로 비율로 따지면 적을 수 있어도 각 비율에 해당하는 N수가 크다는 게 함정.




3. 가치와 철학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카더라의 레퍼런스가 담겨있음을 미리 밝힌다. 


2014-2015년 크라우드 펀딩 초창기 시장에서 텀블벅은 주로 문화예술 관련 프로젝트가 많았고 와디즈가 스타트업 제품이 많았다면 오마이컴퍼니는 전자를, 크라우디는 후자를 팔로업하는 차기 주자로 보인다. 오마이컴퍼니가 오마이뉴스 자회사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 일부러 서비스명일 이리지은건가? 


5년이 지난 지금, 그 색채는 더욱 견고해져서 텀블벅은 성소수자, 페미니즘, 비건 등 매우 진보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프로젝트들이 가장 먼저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곳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텀블벅 창업자가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출신이라 카더라. 이러한 플랫폼의 특성은 유저들이 중요시하는 포인트가 리워드나 프로젝트의 상품성이나 사업성 보다 가치지향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호불호가 매우 갈릴 수 있다는 얘기지. 


올해 IPO를 준비한다던 소문에 걸맞게 양적 확장을 꾀하는 와디즈 규모는 아래의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platum.kr/archives/129359


주변 창업자, 혹은 제작자들의 크라우드 펀딩 이유를 살펴 보면 아무래도 홍보의 목적이 가장 크고, 샘플 혹은 시제품에서 본제품을 생산하기 전 고객의 반응을 눈여겨 보기 위한 목적 역시 크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자사 서비스를 위한 인쇄물, 책자나 매거진의 경우 인쇄실비를 충당하기 위한 현실적인 목적도 매우 많다. 그러나 와디즈에는 리디북스 펀딩이 올라오면 올라왔지 책 자체에 대한 펀딩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두 사이트는 프로젝트의 성격이 매우 다르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유저가 검색 혹은 광고 유입되어 양적으로 많이 후원받고 스쳐지날 것인지, 확고한 스탠스를 가진 유저가 자신이 가진 철학에 계속 후원하게 할 것인지를 잘 고려해야 할 듯 하다. 실제 창업자의 마인드나 회사 문화가 어떻든 가치를 가장 잘 지켜나가고 유지하는 곳은 텀블벅으로 보인다. 다만 텀블벅은 확연한 색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지 않은 제품들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가치와 철학 결론 
텀블벅은 성소수자, 페미니즘, 비건, 문화예술 등 진보적 가치 스탠스가 확고한 유저가 많다. 
와디즈는 크라우디와 텀블벅 중간 정도로 와디즈 팬층과 광고유입이 뒤섞여 있다.

 


전체 세줄요약: 
와디즈는 일단 유저수와 깔고 가는 유저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텀블벅은 스탠스가 확고한 유저들이 많다.
크라우디는 광고 유입이 많다. 



우리가 직접 자사에서 마케팅하고 판매로 연결하는 것 보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이 오히려 저조한데  이번에 양조장 5군데를 한꺼번에 선보이는 기획전을 준비하고 또 막바지에 이르러 펀딩 수치를 보며 내부에서, 그리고 혼자서 여러가지를 분석해 보았다. 


전통주의 경우 


1)일단 제품 자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2)제조사 브랜드 파워가 약소하고

3)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거기에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스토리텔링 포인트가 플랫폼에서 원하는 것(양조장 중심)과 술펀이 추구하는 방향(제품성 및 먹는 방법 중심)이 어긋나 두가지 컨셉이 얽히다 보니 오히려 콘텐츠 매력도가 반감된 경향이 크다. 마케팅은 A-Z까지 전부 컨셉인데 아예 한쪽으로 가서 코로나19로 인한 양조장 살리기로 확고하게 정헸어야 하지 않나 싶지만, 사실 사전오픈 당시에는 5월에 이태원발 2차 지역감염이 이 정도로 터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잘 되든 못 되든 결과 보고 분석하긴 쉬운 법이니까.


일단 크라우디 유저수가 현저히 적고 그렇다고 확고한 철학을 가진 유저들이 많지도 않으니 제품 자체의 가격경쟁력이나 제조사 브랜드 파워가 있어야 하는데 아예 술펀의 브랜딩으로 밀어붙이지도, 제조사 자체의 스토리텔링으로 연결되지도 못한 점이 내내 아쉽다. 특히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던 부분은 좀 더 높은 할인율을 선보이려면 술펀과 양조장 양쪽이 모두 그만큼의 이익을 동시에 양보해야 하는데 우리(술펀)가 보는 손해는 명백한데 뻔히 자사 제품 홍보 하면서도 술값 마진은 끝까지 챙기겠다는 태도는 사실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500만 원 도 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우리는 손해고 양조장은 아무 것도 잃은 게 없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 와중에도 끝까지 도와주는 양조장이 있고 나몰라라 하는 곳들이 있는 걸 보면 5년 짬빱이 그냥 나온 건 아닌 듯. 


아직 8시간 정도 남았으니 온오프라인에서 계속 유도해 볼 작정이다. 길고 오래 사업하면서 보니까 지금 당장 뭐가 안 된다고 끝까지 안 되는 건 또 아니더라고.


현재 아리랑주조는 달성 완료된 상황이고 미인주가 역시 90%를 넘은 상황이라 나머지 세 군데 링크를 걸어본다. 할인율이 적긴 하지만 인터넷 보다는 저렴하고 술다방의 혜택들도 푸짐하니 일단 한 번 맛을 보자. 


일단 제품 퀄리티면에서는 보장합니다.
물론 취향과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취향 말씀 주시면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기승전광고 a.k.a. 창업자는 항상 절박하다!


https://www.ycrowdy.com/r/sulfun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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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crowdy.com/r/sulfun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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