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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Sep 23. 2021

관상보기 전 반드시 확인할 3가지

관상은 가장 마지막에 보는 것

사람들은 관상이라는 걸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페북 댓글을 보면 "관상은 과학이다"라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자주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진실 여부를 떠나 인간이 정상적인 눈코입을 달고 있다면 눈으로 보이는 상대의 외양에 어떻게든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다.


허영만의 "꼴"이라는 만화가 이 분야에서는 꽤나 유명한데 신기원 선생의 감수를 받았다 한다. 그런데 뒤져보면 아시겠지만 신기원 선생에게 관상 보고 온 후기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고 호불호가 매우 들쭉날쭉이다. 20년 넘는 시간 동안 주역에서 카발라까지, 명리에서 점성학까지 동서양 술학을 이것저것 취향대로 맛 본 필자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관상 하나만으로 사람의 운명을 단언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것은 경지에 오르지 못해서라기 보다는 관상이란 자체가 세월이나 현재의 상태에 따라 변하기 쉬운 "상=형태"이기 때문이며 주어진 생년월일로 판단 가능한 사주팔자나 점성학 차트를 함께 본다면 훨씬 적중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눈과 눈썹 사이 부분이 30대 중반을 나타낸다 치자. 이 부분은 쌍꺼풀 수술로도 변할 수 있고 잠을 못 자서 붓기 땜에 변할 수도 있고 심지어 눈 화장으로도 변할 수 있다. 역으로 얘기하면 이러한 방법으로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는 말이다.


즉, 관상이란 건 헛점이 많을 수 밖에 없고 그만큼 맞추기 어려우니 타고난 시점의 하늘과 땅의 기운을 함께 보는 쪽이 전체적인 사람의 운명을 가늠하기 쉽고 현재의 문제는 단시를 치는 육효나 육임, 타로 카드를 함께 활용하면 좋다.


무엇보다 관상은 보는 자의 내공, 즉 수련의 정도와 명상의 깊이에 따라 또한 달라지기 마련인데 "얼굴의 모양"을 보기에 앞서 우리는 3가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이것은 필자만의 이론이니 어디서 레퍼런스를 찾으려고 하지 말라. 하지만 내 지인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술자리에서 종종 들어왔던 익숙한 얘기일 것이다.


0. 기색


말 그대로 기와 색이다. 에너지, 프라나, 운기조식 할 때의 그 "기(氣)" 말이다. 기가 눈으로 식별 가능한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항상 자신의 기를 맑게 하기 위해 명상과 호흡, 적당한 운동으로 운기조식을 트레이닝해야 한다. 대부분 음적 세계인 명상과 호흡에 빠진 사람들이 체력이나 몸을 쓰는 방법을 소홀히 하기 쉬운데 필자의 굳건한 주장으로는 절대 인간의 육신을 넘어선 정신은 없다.



예전에 육임을 배울 때 선생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지.


"귀신이 뭐가 무셥냐? 멍청하게 죽은 할아버지 귀신이 귀신된다고(육체를 벗어난다고) 뭔가 없던 능력이나 힘이 생길 것 같으냐? 오히려 그 반대다. 육체없이 영과 백만 가지고는 해를 끼치기 더욱 어렵다. 보통 귀신에 놀아나는 인간들은 본인의 영과 백이 탁하고 정신기가 약해서다."


창백하다
파랗게 질리다
노랗게 떴다
붉은 홍조를 띄었다


이 외에도 색으로 감정이나 기분을 표현하는 문구들은 수없이 많다. 색이란 이렇게 그때 당시의 내담자 상태를 알려주는 표식이다. 진짜 사람 얼굴이 발그레 해 질 수는 있지만 대체로 진짜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리거나 무섭다고 파래지진 않는다. 하지만 인간들은 무의식 중에 알고 있다. 기색의 흐트러짐과 색의 변화를. 이러한 언어적 표현들이 다양한 문화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1. 목소리


사람들은 의외로 목소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목소리만 듣고도 상대가 신뢰할 만 한지 아닌지 곧잘 판단하곤 한다. 특히 얼굴을 모르는 상대와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음성을 먼저 접하게 될 때, 우리는 목소리로 상대의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된다.


특히 텔레마케팅 교육에서 도레미파"솔"음으로 경쾌한 목소리를 내게 한다던지, 여성들의 애교를 콧소리로 표현한다던지, 자신의 감정의 무게를 표현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리 깐다든지 하는 다양한 목소리의 일시적 혹은 지속적 상태가 있다. 이를 테면 필요에 의해 잠깐 동안 코맹맹이 콧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발성 자체가 단전이 아닌 혀 짧고

코 막힌 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이 인간의 육체와 마음 특성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아나운서들이 뉴스에서 보도할 때와 예능에서 일상어를 쓸 때 발성이 다소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목소리는 오랜 시간 연습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발성과 억양에 따라 달리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언어를 쓸 때 변하기도 하는데 아래 릴카의 영상을 보면 한국어를 할때와 불어를 할 때 묘하게 달라지는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쓰는 외국어인 영어와 일어를 할 때, 아마 본인들도 알 걸? 영어를 쓸 때 좀 더 능동적, 적극적이 되는 느낌과 일어를 할 때 귀여움, 수줍음이 강조되는 목소리를 말이다.


여기 불어발음 할 때랑 한국어 할 때 목소리 달라지는 릴카 영상 보면 감이 좀 오려나?


https://youtu.be/sZYLIXphMcQ

 



2. 체상


키가 크고 말랐다.
실제로 작지만 전혀 작아 보이지 않는다.
두껍고 땅딸막한, 크고 늘씬한,


...과 같은 통상적이고 형용적인 표현 외에도 우리는 누군가를 실제로 만나 전신을 포착할 때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몸과 신체균형을 훑어보게 된다. 인간들이 무의식 중에 시각에 의거하여 입수한 정보를 뇌에서 처리 할 때 외모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데이터로 각인된다. 


예전에 남자-_-성기는 코를 보면 된다, 손을 보면 된다 말이 많은데 다 꺼지고...

체상을 보면 됩니다. 여러분.


뭐 어떻게 보는지는 직접 내공을 쌓길 바란다. 밥 떠먹여 줬는데 씹어 먹여 줄 순 없지 않은가!?


똑같이 덩치가 커도 단단한 사람, 다부진 사람, 물살만 퉁퉁한 사람이 다 다르고 마른 사람 중에도 깡말랐지만 강단있는 사람, 비쩍 곯아서 3일 피죽도 못 먹은 것 같은 사람은 완전 다르다. 게다가 남자는 살이 붙으면 돈이 들어온다는데 이 살이 물살인지, 탄탄한 근육인지에 따라서도 완전히 반대의 결과가 된다.


얼굴을 보기 전에 체상을 먼저 보지 않고서는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나무 한 그루 보고 전체 숲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3. (드디어) 관상



그리고 가장 마지막이 관상이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걸 먼저 판단하고 나서야 당신은 시각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니, 그래야 한다.


보통 여기까지 얘기하고 나서


관상에서는 하나만 보면 된다. 그게 뭘까?


라고 퀴즈를 내면 현실 세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맞추더라.


관상에서는 만 보면 된다. 

단, 착각하지 말라. 눈 모양이 아니라 눈빛, 눈동자, 눈의 깊이를 말하는 것이다. 물론 무쌍, 유쌍, 동그란 눈, 길게 찢어진 눈 등 눈 모양으로 맞출 수 있는 부분들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눈빛, 그것이 전부다.


제 아무리 잘난 귀와 오똑한 코와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어도 흐리멍텅한 눈은 모든 빛을 쇠하게 하며 살기어린 눈, 독기 가득한 눈은 절대 축처진 눈매를 보완할 수 없다. 눈빛이 살아있는 자는 다른 부분이 좀 못 생겨도 충분히 모든 것을 커버한다.







지금까지 쓴 핵심을 세 줄 요약한다.

1. 관상을 보기 전에 기색을 먼저 살피고 목소리를 들어보고 전체적인 몸의 형태를 먼저 보아라.

2. 물론 수련이 필요하다. 그러니 세상의 이치를 알고 싶거든 수행을 하도록.

3. 관상을 볼 때는 눈(빛)이 처음이면서 끝이다.


난 오늘 지구의 비밀 보다 더욱 실용적인 관상의 핵심을 알려줬다.

실전 적용을 원하시면 한문 모르는 그대들에겐 "허영만의 꼴"이 최고니까 이걸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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