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 시장에 대한 이해 및 비즈니스 모델링 전략
나는 2014년에 플랫폼이라며 "술펀닷컴"을 들고 나타났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용감무쌍하고 패기넘치는 청년이었다. 3번쯤 갈아엎고 망한 것 같다 -_-;;;
덕분에 그 누구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에 대해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누가 그랬지? 천재는 타인에게 배우고 바보는 자신에게 배운다던데 역시 바보에게 수업료는 비싸요 �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립하려면 두 가지 전제를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
1. 플랫폼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양면"이다. Both side가 전부 존재해야 내가 플랫폼으로서, 판을 깔아주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2. 양면을 AB사이드로 칭할 때 A, B에는 무수히 많은 숫자가 존재해야 수익화가 가능하다. A, B 사이드가 존재하더라도 그 수가 적으면 존버와 시간 싸움을 아무리 해도 수익화가 불가하다.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초기 오픈마켓들은 무수히 많은 판매자(A)와 소비자(B)를 연결시킨다. 배달의 민족은 무수히 많은 음식점(A)과 셀 수 없는 배달받아 먹으려는 소비자 수요(B)를 앱을 통해 연결시킨다. 쿠팡은 셀러(A)와 멤버를 비롯한 소비자(B)를 중개한다.
초기 메신저 역할을 하던 카카오톡은 플랫폼이 아니다. 하지만 선물하기, 뱅크, 커머스의 기능을 하는 지금의 카카오는 플랫폼이다.
단순 판매(A)사이드와 구매(B)사이드를 연결하던 초기 오픈마켓과는 달리 닷컴 버블 이후 출시되는 플랫폼들은 C, D 사이드가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복잡성이 높아졌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역동이 훨씬 활발해졌다는 의미다.
배달의 민족은 라이더라는 C사이드가 추가되었다. 쿠팡에는 물류와 풀필먼트를 하는 쿠팡맨이라는 C사이드가 다른 이해관계를 형성한다. 카카오톡과 네이버는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놓고 흡혈귀처럼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무수히 많은 수의 A, B를 연결하면 대개 사업 확장 방식은 플랫폼 자신이 어느 한쪽 사이드를 벤치마킹하여 자체 상품 혹은 서비스를 개발한다. 이른바 PB라고들 하지. 혹은 M&A를 통해 현재 유입된 유저사이드와 타겟이 같은 서비스를 사들여 공급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플랫폼 비즈니스는 전혀 색다르지 않다. 고전적인 "유통"과 매우 비슷하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될 것이다.
즉 플랫폼 서비스는 모바일 키워드와 거의 동시에 시작된 비즈니스 형태라는 것이다.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의 형태가 온라인에서 구현된 것이 플랫폼이다.
C와 D사이드가 있어서 플랫폼에 유리할지 불리할지는 조금 다른 얘기가 된다. 승패는 AB사이드를 독식한 플랫폼이 CD를 어떤 형태로 구조화할 것인가에서 부터 갈린다고 본다.
본인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쓰고 싶다면 플랫폼 비즈니스가 전제해야 할 두 가지 조건을 반드시 명심하고 다시 써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