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당김의 법칙은 틀렸다(3)
고미숙 선생은 사주를 '욕망의 지도'라 정의하더라. 와 그게 엄청 영감을 줬었다. 욕망의 지도를 어떻게 그려내는지는 당사자의 그릇에 달려 있다. 내가 딱 30대 중반까지는 '그릇은 타고난다'주의자였는데 좀 더 부연설명하자면 '그릇의 크기와 모양은 타고 나지만 그 안에 채우는 내용물의 청탁과 양은 인간의 자유의지다'로 선천과 후천을 나름대로 정의했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50대의 내공에서는 또 어떻게 바뀔지 잘 모르겠지만 현재 내 관점은 아래와 같다.
먼저 신년마다 운세를 보러 다니는 분들께 내 생각을 말하자면
1. 점성, 사주 무엇이든 그 사람의 그릇을 판별할 수 없는 술사는 가짜다.
2. 동양학 10년, 서양학 12년 주기로 운명의 패턴은 반복된다.
3. 그리하여 대운 3회전 정도 돌면 4번째 부터는 패턴을 유추할 수 있다.
'사주는 통계다' 이런 개소리는 집어쳐라. 통계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다. 나는 이 분야에 있어서만은 절대 상대를 설득하지 않는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주나 점성은 통계가 아니다. 오히려 스토리에 가깝다. 통계는 분석이지만 스토리텔링은 리딩이다.
MBTI도 16가지인 줄 알지만 깊이 공부하면 10만 개가 넘는 패턴이 나온다. 사주나 점성은 셀 수 없을 정도의 경우의 수를 조합할 수 있고 인간 운명의 상위 결정인자인 국운, 먼데인 레벨까지 업스케일 하면 결국 개인은 더 큰 조직(도시, 국가, 세계 등) 및 시대의 영향과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엄청나게 좋은 사주가 있다고 치자. 이 사람이 실리콘밸리에 태어나는 것과 서울에 태어나 창업을 시작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90% 이상의 인류가 사용하는 언어를 네이티브로 하여 추측 불가한 사이즈의 시장 대상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것과 고작 5천만 인구의 한국에서 뻔한 시장에 뛰어드는 건 스타트 부터 다르다. 스타트 '업'하기에 한국은 미국에 비하면 너무도 작다. 아무리 한류다 뭐다 하지만 일단 쪽수와 영토로 넘나 후달린다. 메타버스 세상오면 좀 더 바뀔런지 몰라도 지금까진 그래.
코로나만 봐도 느꼈을 것이다. 개인의 사주는 코로나가 올 거라고 얘기해 주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를 예언한 우리나라 손 꼽히는 몇 사람을 아는데 안다고 바뀌는 건 별로 없다. 나만 해도 2020년 경자년에 갑경 충, 자오 충이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 모든 게 싫고 전부 실패할 것 같았고(실제로 실패도 많이 했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지독한 외로움과 고립감에 시달렸다. 사업이고 뭐고 다 집어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 열두번도 더 했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며 내 인생은 포기해도 술펀을 버릴 수 없다는 게 더 분명해졌다.
다만 10여년 후를 예측할 수 있다면? 아마 할 수 있다고 한들 대부분의 평범한 인간들이 실제로 벌어질지 아닐지 모르는 이슈에 도박을 걸진 않을 것이다. 루나만 봐도 그래. 당장 눈 앞의 이득이 먼저지 10년 후, 30년 후의 확실한 예측에는 관심없는 게 인간들이다.
하지만 나는 미래를 걸고 도박을 한다.
화투, 웡카, 포커를 치는 방법은 잘 모른다. 나는 내 인생으로 도박을 하고 AB테스트를 한다. 예측하고 놓아버리고 실행한다. 예측한대로 이루어지면 빅데이터에 Y 하나가 쌓이는 거고 실패하면 또 다른 예측을 하고 다시 시도한다. 플랜A가 틀리면 B를 가동한다. B가 아니면 C, 그 중에 뭐가 맞는지, 혹은 왜 틀렸는지 살펴 본다. 택일한다. 이 택일에 실패하면 그 패턴을 분석하고 다른 날을 뽑아 다시 시도한다.
내 운명이 사용하는 우주의 패턴을 찾는다.
내 운명이 사용하는 우주의 패턴을 찾는다.
내 운명이 사용하는 우주의 패턴을 찾는다.
신이 100을 줄 때 이를 받아들이는 인간이 -50으로 받느냐, +200으로 받느냐가 다른 거지 신에게는 선악도, 호오도 없다. 만약 불운을 선택할 수 있을 때 당신이 탑티어 연예인이나 대학교수라면 미투 사건 보다 돈 1~2억 날려먹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미투로 고생하더라도 돈을 세이브하는 쪽을 고를지도 모른다.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대부분의 인간들은 사주의 대운 3회전, 점성학의 프로펙션 3회전이 돌아간다. 10년 주기, 12년 주기로 자신의 운명을 분석해 보면 묘하게 닮은 패턴이 있을 것이다. 동양에서 10은 천간이고 12는 지지, 서양에서 10은 음양으로 나눈 행성, 12는 사인(별자리)으로 또한 일맥상통 하는 부분이 있다.
당신 욕망의 지도를 그리고 당신의 운명이 사용하는 우주의 패턴을 분석하라. 호운에는 2배 더, 아니 할 수 있는 한 최고치로 빠르고 멀리 달리고 악운에는 수행하며 내실을 다져라.
끌어당김을 범인들이 잘 하지도 못 하지만 할 수 있다 쳐도 이 씨크릿이 언제나, 영원히 먹히는 게 아니다. 끌어당기지 않고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다. 현명한 자는 운명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패턴을 알고 행한다. 어리석은 자는 평생 공부하며 심지어 구업을 지어 돈을 벌면서도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산다.
행운이 올 때는 움켜쥐고 불운이 올 때는 움츠려라. 운은 에너지와 같이 흘러야 하므로 좋은 운이 폭포수처럼 쏟아질 때는 그 이상을 주변에 나눠라. 악운기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자기 운명은 스스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공부를 깊이 하지 않아도 된다. 내 자신의 운명과 우주의 패턴을 찾아내라. 그리고 그 패턴을 깨부시고 프레임을 넘어서라. 과거의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더 어렵지만 다른 선택을 하고 이겨내는 것, 그것이 성장이다. 무당이나 점 보는 사람이 당신 자신 보다 당신을 더 잘 알 수 없다. 절대로, 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