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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Jul 19. 2022

누군가의 멘토로 방송에 출연해 본 소중한 경험

인간극장(1) 내겐 너무 소중한 그녀

6월의 어느 날,


대표님, 인간극장 출연 하실래요?


승희였다.


KBS1 인간극장을 촬영 중인데 생각해 보니 고마웠던 지인들에게 너무나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출연 가능한 사람들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중이라 했다. 출연 여부를 떠나 내가 승희에게 고마운 사람으로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마음이었다. 1년 전, 승희가 암진단 받은 거의 초기에 나를 찾아 왔었기에 그간의 투병 생활을 멀리서나마 지켜보며 응원했고 서로 멀쩡히 사회생활 할 때 보다 더 많이 가까워지기도 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최근 2-3년 동안 인간관계로 너무 힘들었고 급기야 코칭까지 받았었기에 그간의 노력과 성찰이 헛된 건 아니었구나 싶기도 했다.


나름 라디오에서 케이블까지 방송을 좀 해 본 나였지만 인간극장은 뭔가 절대 나올 일이 없을 것 같은 프로그램 아닌가. 우리 또래 바로 위, 혹은 엄빠세대들인 506070들이 즐겨보는 프로인데다 뭔가 구수하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다큐라고? 예능이 아니라? 뭔가 색다른 경험인 데다 승희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하등 없었다. 나야 말로 요즘은 선명한 기억 보다 빛바랜 기록이 훨씬 값지다는 걸 뼈에 새기던 터라 의도적으로라도 어떻게든 기록하려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1부는 승희가 커뮤니티 댄스, 춤을 추는 장면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러면서 어렵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PD에게 자기도 예전엔 이런 사람들(약간 동네에 흔히 보이는 바보형이나 애기인형 업고 다니는 아줌마삘?) 피해 다녔다고 웃으며 말한다. 


아마도 오마이뉴스 기자 시절
아프기 전 승희



내가 처음 본 모습도 위 사진에 가깝다.

어쩌면 내 주변에서 흔히보던 굉장히 평범한(?), 20대 기자 정신 투철한 엘리트 사회 초년 여성의 이미지.


지금의 승희는?

분명 똑같은 이목구비에 같은 사람일텐데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다니.

과거의 승희가 사회와 더 친한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승희는 자기자신과 더 친해진 사람처럼 느껴진다.


둘의 차이는 뭘까?

그건 인간극장을 5부까지 보시면서 각자 찾아 보시죠!



SKY 졸업생이자 색이 뚜렷한 언론사 기자로서,

금천구 구의원까지 출마했던 명예와 성공을 쫓던 직장인으로서,

비영리단체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사회인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따른 삶을 살던 사람이 갑자기 "삶"이라는 화두가 주가 되기까지



그녀에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https://vod.kbs.co.kr/index.html?source=smr&sname=vod&stype=vod&contents_id=K01_PS-2022124192-01-000_MFSC2&program_code=T2000-0030&program_id=PS-2022124192-01-000&section_code=05&broadcast_complete_yn=N


승희의 애인은 이름이 소중한이다.

그래서 이번 인간극장의 제목은


내겐 너무 소중한 그녀


결혼은 하지 않았다. 이번 방송은 올 상반기 항암치료를 끝낸 승희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아직 동거 중인 그들 커플의 사랑이야기이기도 하다. 


방송 보면서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한 인간의 성장스토리와 두 사람의 로맨스가 인간극장 특유의 덤덤한 목소리에 어우러져 뭉클하게 만드는 포인트들이 불쑥 찾아 왔다.




승희랑 중한씨를 둘 다 선배라고 하는 걸 보니 오마이뉴스 기자들인가 보다.



부모들은 누구나 그렇 듯 자식 걱정이 우선이다.

승희네도, 중한씨네도 내 자식만큼 남의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씨가 너무도 곱다.

다들 이렇기만 하다면 고부간의 갈등 따윈 없을 텐데 나라는 인간 보다 며느리라는 나의 역할을 우선시 했던 결혼 생활을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오랜만에 본방사수라는 걸 해 본다.


점심식사 하시고 커피한잔 하면서 유튜브 보실 때 인간극장 보세요. 35세의 30%만 결혼한다는 로맨스 소멸의 시대, 너무도 특별한 사랑이야기가 여러분들을 기다립니다.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human/pc/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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