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같은 소리 하고 있네(3)
솔직히 요즘 무기력감 너무 쩐다.
술도 맛 없고...
연일터지는 일련의 사건을 보고 있자니 인간이 이렇게까지 자기자신만의 사리사욕을 위해 살아갈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놀랍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이런 걸 우리가 전혀 몰랐나? 이명박은 안 그랬나? 지금까지 정권-언론-검경의 묵인하에 국민들을 속여 온 게 아닌가? 진짜 ㅈ갖은 세상 아닌가? 쌍욕이 나오는 게, 국민들의 분노와 성난 민심 앞에 백배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여야당, 가해자-피해자, 할 것 없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 급급하니 현 사태 보다 돌아가는 판국이 더더욱 가관이다.
나는 뼛 속까지 성악설론자고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이 '선'에 우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끝없이 스스로를 닦고 '혼이 비정상'인 자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여 타인과 나는 결국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극구 주장하며 공동체라는 것을 회복하고자 사회적기업이란 걸 시작했고 사회적경제가 이 시대의 대안이라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지난 2년을 버텨서 여기까지 온 것도 참 용하다. 자금 안 돌아갈 때 월급 줄 돈 모자라서 카드깡(?) 몇번 돌려막기 하긴 했지만 대출이나 빚도 아직은 없고 남들처럼 팀 꾸리고 영업하고 기업체를 갖춘 상태에서 시작한 게 아니라 아이디어 하나만 덜렁 들고 시작해서 지금껏 꾸준히 3~4명을 고용해서 먹여 살리고 있다.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종료하려면 법인을 설립해야 하니 매출 없는 상태에서 2014년 12월 4일 날짜 맞춰 주식회사를 만들고 나니 2015년 봄에 보릿고개가 찾아 왔다. '살아 생전 부모들한테 듣던 보릿 고개가 바로 이런 건가?' 싶었다. 그래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웹툰 그리던 미깡 작가랑 인연이 되어 다음뉴스펀딩을 하고 H온드림에 선정되어 다시 한해를 버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부터는 눈 딱감고 돈을 벌어야지 생각했는데 이거 무슨 충격 고백도 아니고, 양조장은 1~2군데 빼고는 뒷통수 치는 데 국대급이다. 뭐 그들이 나쁜 거겠나? 그걸 못 받아들이는 내가 븅닭이지. 일반적으로 내가 도시에서 사회 생활 하면서 지켜오던 상도라는 게 없다. 둘 중에 하나라야 한다. 그들과 같은 급이 되어 동급의 쓰레기로 쿵짝쿵짝하거나, 더 많은 비용을 낭비 하기 전에 적당한 선에서 정리하거나. 좋은 파트너 단 하나를 만나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는 폐기물 처리장을 맨손으로 헤쳐 나가는 그런 느낌? 아무튼 지금은 가급적 계약서에 도장찍기 전에는 어떤 일도 착수하지 않고 적정가 이하의 계약은 돈 안 벌고 말지 승낙 안 함이 회사의 불문율로 자리잡았다. 계약서 쓰고 일 해도 돈 떼 먹는 업체들이 간혹 있다. 구차하게 돈 얘기 하는 것도 내 스탈 아니고 그냥 내용 증명이랑 손배 청구소송이라도 날려야 하나 생각 중. 내가 진짜 떼돈 벌어서 우리가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되면 여기 리스트 다 공개한다.
그리고 전국을 다니면서 점잔빼던 놈들이 뒤에서 호박씨 까던 게 돌고돌아 내 귀에 들어오는데 나는 왜 이리 참을 수가 없는 건지 이 자리를 빌어 용기없게 외쳐본다.
사장님 그렇게 살지 마세요 죄 받아요 ㅉㅉ 그렇게 몇 억 벌어가며 우리한텐 돈 백 뜯어가서 떼부자 되셨습니까?
야 이새끼야 젊은 놈이 그렇게 살지 마라. 똥 누러 들어갈 때 나올 때 다르다지만 니가 욕하던 그놈들하고 니가 다른게 뭔지 난 1도 모르겠다 ㅉㅉ
우리나라처럼 부정부패가 만연한 나라는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생각을 절대 근절해야 한다. 지자체가면 지역 업체들이랑 짜고치는 고스톱이 수두룩하다. 중앙 정부에서 예산 아무리 많이 풀면 뭐하나? 지자체나 지역연구기관 사업관리자들이 싸바싸바 해서 역량 없는 업체에 맡기고 수혜기업(양조장이나 농촌 중소업체들)은 그지같은 결과물 받아들고 똥망...그렇게 받은 돈을 업무에 쓸리가 있나? 접대에 쓰겠지. 이게 나이든 중년 남성들만 이런 게 아니라 지방가면 새파랗게 젊은 놈들, 아니 사장들도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 김영란법 두손두발 번쩍 들어 환영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게 여기서 끝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거다. 적당히 돈 돌려서 메꿔주는 이런 문화가 만연한 이상 우리 나라는 절대 좋은 물건을 제값에 사는 게 아니라 교묘하게 포장된 질 떨어지는 물건을 비싸게 살 수 밖에 없다.
가끔 모이는 사회적기업 여자대표들끼리의 모임이 있는데 입을 모아 맨날 성토대회하는 게 적당히 퉁 쳐 주는 문화, 뭣도 아닌 주제에 대단한 척 하며서 돈 뜯어 가려는 인간들을 우리가 못 견디겠다는 것이다. 매번 만날 때마다 이 바닥 블랙리스트 1위에서 3위까지 선정되는 걸 보면 이 바닥에도 정화될 놈들 천지여 ㅉㅉ 나라고 어디 발제라도 하러가면 돈 벌라고 지랄인데 이렇게 돈을 벌어서 다 무슨 소용인가? 쓰레기와 마주하기 위해 쓰레기가 되란 말인가?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산 속에 들어가서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너처럼 강한 자에게, 옳지 않은 시스템에 그렇게 부역하면서는 못 사네.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술펀을 하고 있지도 않았고 지금 당신네 보다 돈 많이 주는 회사에서 월급쟁이하면서 승진에 목 매달고 살았겠지. 그리고 너님보다 돈이 정말 필요한 건 내 자신이라 정말 내가 걱정된다면 최소한 내 얘기를 들어줄 자세라도 갖추거나 아무 말없이 믿고 투자를 하시게,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맨스플레인은 더더욱 하지 말고. 나는 다른 녀성들과 달리 성격이 더러워서 그걸 들어줄 만한 아량이 없고 거짓으로라도 수긍하는 척을 못 한다네 -_- 눈빛에 다 나와서 플픽 마저 썬글을 끼고 있네.
물론 사회적기업들 중에서도 성공적인 엑싯을 했거나 하는 곳들이 있겠지만 어느 바닥이나 희박한 확률의 '운'이란 존재하기 마련이고 부분이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다. 부정부패가 사라지고 청렴한 문화가 만연하지 않는 이상 나는, 그리고 진정성을 담은 단체나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없을 것이고 필리핀의 현재가 우리의 미래임을 부정할 수 없으리라.
그리고 나처럼 행복에 대해 소박한 기준을 가지고 매일 행복해하며 살수 있는 인간이 과연 사업을 해도 될까? '돈이 많으면 많을 수록 행복해 하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호통칠 수 있는 인간, 타인에게 적당히 비위맞춰 주면서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적당히 줄타기 할 줄 아는 기회주의적 인간에게 적합한 것 아닐까?'라는 반성을 매우 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2번째, 3번째, 1회에서 2회, 3회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 희망을 가지라는 거겠지? - 라며 자기합리화를 해 본다.
작년 행사 때만 해도, 아니 올해 도심속농촌까지만 해도 내가 사회를 봤지만 올해부턴 드디어 1부는 주령사 2기, 2부는 주령사 3기가 진행을 한다. 내용도 훨씬 풍성해지고 준비하는 사람들도 훨씬 다양해졌다. 쭈뼛쭈뼛 하고 자신감없던 애들이 몇달 지나 이제는 자신있게 진행하겠다, 사회를 보겠다 할 때 그래도 희망을 보았다고 해야겠지? 네가 뭐라고 해도 나는 계속 잘 가고 있다. 틀린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향과 돈벌이가 지금 당장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돈은 따라오는 거지 내가 쫓아가는 게 아니라고 아직은 깡다구 부릴 수 있다. 나처럼 깡다구 부릴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서 과대포장과 허언에 쉽싸인 거짓부렁 대신 진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는 과정이 이 사회에 필요하다. 부정부패는 발 붙일 틈도, 기회도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