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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시 Dec 15. 2021

자신과의 대화

지금은 아주 좋은 기회이다

좋은 기회이다.

쓸데없는 모임, 쓸데없는 관계, 쓸데없는 허례허식이 줄었으니 혼자 있을 시간이 많아졌다.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스마트폰과 잠시 이별을 고하고, 멀뚱하니 홀로 있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있어도 좋지만, 꼼지락 거리는 것도 좋다.

머릿속은 그동안 미뤄두었던, 눌러두었던 생각들이 떠오를 수 있다.

그 생각들을 온전히 바라보자.

한 문장을 옮겨서 밖으로 펼쳐보면 '이게 말이 되나?' 싶은 헛소리도 많다.


그제야 내가 뭐 때문에 바쁘게 허둥대고 있었는지,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이런 의문이 떠오를 때, 잠시 멈추자.

행동을 멈추어도 좋고, 호흡을 바라보며 멈추어도 좋지만 이도 저도 안될 때는,

'그대로 멈춰랏!'이 좋다.


이런 멈춤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스마트폰을 애타게 찾을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스마트폰을 가져오면 된다. 

아무렇지 않은 듯 또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수밖에.


괜찮다, 그러다가도 다시 홀로 머물 때가 분명히 찾아온다.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번에는 좀 더 길게 머물러보자.

스마트폰과 일단 헤어지는 것은 필수!

잠시니까, 다시 만날 테니까. 이 정도 이별은 감수할 수 있다.


홀로 걸어도 좋고, 홀로 설거지를 해도 좋고, 홀로 차를 운전해도 좋고.

어쨌든 혼자이다. 혼자 별생각 없이 몸이 하라는 대로 움직이면 그뿐.

분명 낭자한 생각들이 떠오른다. 

미뤄두고 싶은 걱정과 보고 싶지 않은 나의 자잘한 과거까지.

이건 당신만이 안다.


이 낭자한 생각에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이 생각을 머릿속에서 유유히 흘려보내야 한다.

허나, 이게 말이 쉽지. 흘려보내기보다는 끌려갈게 불 보듯 뻔하다.

그때, 글쓰기를 할 수 있다면 이 낭자한 생각을 그대로 옮겨본다.

마치 내가 아닌 듯이, 남의 생각을 풀어서 쓴다 정도로.

만약 나의 생각이라고 붙잡아서 풀어쓴다면 온갖 미사여구로 꾸며대는 그 찰나를 눈치채지 못한다.

자기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꼴이랄까.


그렇게 나를 찾아오는 생각들을 바라볼 수 있다면, 

이제 비로소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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