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풍경
언제나 그랬다.
길가의 들풀들은 나에게 한 번도 말을 건 적이 없다.
그저 무심하게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면 충분하다.
들풀은 늘 거기 있었다.
아침이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집 근처 저수지로 향한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가 없는 한적한 저수지 둘레길을 자전거로 천천히 달린다.
자전거 옆으로 매일매일 다른 표정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미는 들풀들.
아무도 돌봐주지 않아도 어쩜 저리 쑥쑥 자라는지.
저 생긴 대로 자라나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저 자유로움에 기대어.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도, 무언가 되지 못했다는 자책도,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