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리뷰
“엄마, 나 또 퇴사했어.”
지난 번에 브런치에 올렸던 글의 첫 문장이었다.
당시 엄마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덧붙였다.
“다시 시작하면 돼. 오르던 산 아래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면 되잖아.” 놀랍게도 그 말에는 위로도 걱정도 없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보며 자꾸 그 말이 떠올랐다. 김 부장은 계속 위를 향해 움직이는 사람이다. 더 올라가려 애쓰고, 밀려나면 다시 돌아가려 버틴다. 그 모습은 짠하면서도 동시에 답답하고 짜증 난다. 많은 사람들이 초반에 보다 멈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끝까지 보게 된다. 김 부장이 갑자기 달라져서가 아니다. 끝까지 버티는 사람의 얼굴이 너무 익숙해서다. 책임을 이유로 멈추지 못하는 모습은 한때 우리 아버지의 얼굴 같았고, 우리의 모습도 겹쳐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이 드라마가 불편한 이유는 김 부장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너무 평범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산을 오른다. 다만, 내려오는 길이 있다는 걸 알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