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어느 아침
나름의 작은 사회에서 구구단을 익히고 있을 너와
나름의 거대한 사회에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너
너희를 생각하다 나는,
내 귀 언저리에 맴도는 구구단과 계산기 소리에서 멀어지려
얼굴은 마스크로 절반 가려진 채
귀는 음소거용 콩알로 꼭꼭 쑤셔진 채
내 나름의 한가한 사회에서 맨발의 청춘이 된다
나의 사회는 모두 맨발로 청춘이 되고 싶은 자들로 즐비하고,
너의 사회는 구구단을 어서 떼어 청춘이 되어야만 하는 자들로 옹기종이 모여있다
그리고
구구단을 정복한 너희 청춘들은
향후 다시 곧추 앉아 계산기를 두드리는 삶을 이어가게 될 것이니,
그러지 말고 나와 함께 이 아침 맨발의 청춘이 되지 않겠니?
거대한 사회를 위해 그 한 몸 바치지 말고
이 한가한 사회에서 맨발로 하나뿐인 청춘을 나와 함께 논하지 않으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