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야 한다 이건 남겨야 한다
시가 되지 않아도 좋다
활활 거세게 치솟다 한 줌의 재가 되어도 좋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고
나는 감정의 충견이니
내 감정 짖어대야겠다
놀란 가슴 쓸어 담아
일상 속으로 묻히게 할 수 없다
벅찬 가슴 눌러 담아
밥통 속으로 사라지게 할 수 없다
영원히 짝사랑하다 고이 묻힐 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되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려
내 두 손 뿌리가 되어 단단히 고정시켜 두려 했는데
내 두 손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고 벅차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밥통을 열고 싶지도 않아
남겨야 한다 이건 남겨야 한다
시가 되지 않아도 한 줌의 재가 되어도 좋았다
내 뿌리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갔더니
나는 또 여기
짝사랑하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