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짝사랑에 관한 습작

by 소피아절에가다

남겨야 한다 이건 남겨야 한다

시가 되지 않아도 좋다

활활 거세게 치솟다 한 줌의 재가 되어도 좋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고

나는 감정의 충견이니

내 감정 짖어대야겠다


놀란 가슴 쓸어 담아

일상 속으로 묻히게 할 수 없다

벅찬 가슴 눌러 담아

밥통 속으로 사라지게 할 수 없다


영원히 짝사랑하다 고이 묻힐 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되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려

내 두 손 뿌리가 되어 단단히 고정시켜 두려 했는데


내 두 손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고 벅차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밥통을 열고 싶지도 않아


남겨야 한다 이건 남겨야 한다

시가 되지 않아도 한 줌의 재가 되어도 좋았다

내 뿌리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갔더니

나는 또 여기

짝사랑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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