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내가 슬픈 것은

by 소피아절에가다

강낭콩을 심었다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다,

이내 시름시름 앓더니

꽃을 맺지 못한 채 고개를 꺾었다


장수풍뎅이를 키웠다

아이 손만 한 애벌레가 꿈틀거리더니

어느새 밤마다 날갯짓을 했고,

그해 여름밤 더 이상 비행하지 않았다


강낭콩이 열매 맺지 못한 것도,

풍뎅이가 딱딱한 화석이 된 것도,

나의 슬픔과 무관한 일


내가 슬픈 것은

아이의 슬픔을 옆에서 숨죽여 지켜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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