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수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 첫날의 기록
3월 말, 오랫동안 다녔던 회사를 퇴사했다.
떠나던 날도, 며칠이 지나서도 놀랄 만큼 담담했다.
그저 한 템포 쉬어야 할 타이밍이 온 것 같았다.
한 달쯤은 마음 가는 대로 지냈다.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동네 카페에서 책도 읽고, 천천히 낮을 걸었다.
‘앞으로 뭘 해야 하지?’보다 ‘지금 뭘 하고 싶은지’를 먼저 떠올려봤다.
그러다 우연히 ‘생성형 AI 마케팅 전문가 과정’을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흥미를 갖고 있는 키워드가 전부 들어 있었다. AI, 마케팅, 그리고 디자인.
요즘 디자인 업무 곳곳에 생성형 AI가 빠르게 스며드는 걸 느끼고 있었다.
이미지 제작, 마케팅 시안, 프레젠테이션 자료…
이전엔 디자이너가 직접 손으로 하던 작업들이 AI 툴 안에서 손쉽게 구현되고 있었다.
한편으론, ‘이걸 잘 배워두면 나도 더 빠르고 다양하게 해낼 수 있겠지’ 하는 기대와
‘이러다 정말 디자이너라는 직업 자체가 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이 함께 찾아왔다.
망설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바로 지원했고, 며칠 후 면접 일정이 잡혔다.
오랜만의 면접이라 낯설고 긴장됐다. 나름 GPT로 예상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보긴 했지만, 막상 현장에선 다 잊어버렸다.
결국은 그냥 내가 해온 일, 앞으로 배우고 싶은 것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나왔다.
면접은 노원에 있는 북부여성발전센터에서 진행됐다.
집과는 꽤 먼 거리였지만, 오히려 그 덕에 북서울미술관에 들를 수 있었다.
조용한 분위기와 흥미로운 전시 덕분에 뜻밖의 휴식 같은 하루가 되었다.
‘여기라면 수업 전 미술관에 들러 책도 보고 전시도 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합격 연락을 받았다.
그다음 날부터 바로 수업이 시작됐다.
계획했던 흐름은 아니었지만,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러웠다.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다시 배우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과정이 끝날 무렵, 나는 어떤 디자이너가 되어 있을까.
그 물음에 답을 찾아가며, 이곳에 차근차근 기록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