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후, 너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이게 다 너 때문이야!]
by
쏘야
Sep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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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사실, 요즘 나는 너 때문에 안녕하지 못해...
네가 갑자기 내 삶에 들어와 버린 이후로
내 모든 삶이 혼란스러워지고,
모든 계획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거든.
너를 만나기 전에 나는 건강 하나만큼은
자부하며 살았어. 만 19세 지금까지 응급실은
한
손에 꼽을 만큼만 가봤고, 병원은 친구 병문안만
가봤으니 입원하면 무엇을 하는지도 잘 몰랐지.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너를 만나고,
드라마에서만 보던 중환자실이라는 곳에 있었어
.
내 온몸은 주삿바늘 자국으로 멍이 가득했고,
머리 위에는 무슨 수액이 그렇게 많이 걸려있는지...
그리고
소변줄
도 꽂아놨더라.
솔직히 이건 좀
수
치스러웠어.
나는 피를 정맥에서만 뽑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 동맥에서도 피를 뽑아가더라고...
동맥혈 가스분석검사
라는데 손목에서 피가
안 나오니 사타구니 동맥
에
큰 바늘을 넣고
피를
쭉쭉 뽑아가더라.
너, 그게 얼마나 아픈 줄 아니?
중환자실의 밤은 낮보다 훨씬 더 무
서
웠어...
코드 블루
방송이 울려 퍼지고
내 앞 침대의
누군가 생을 마감했지.
그 상황이 많이 무섭기도 했지만 그분이 편안하게 하늘로 소풍 가시길 기도했어.
나는 삶과 죽음이 한 끝 차이인 그곳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
인생이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걸까...?
이제 나는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대.
인슐린 주사 바늘이 왜 이렇게 두꺼워 보이던지...
작은 가시가 손에만 박혀도 아파서 날뛰었는데,
이제 내 손으로 인슐린 주사를 놓아야 한대.
너를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벌써부터 내가 알아가
고
견뎌내야 하는 것이 참 많은 것 같아.
앞으로는 또 어떤 일들을 거쳐야 하는 걸까?
너를 만나고 이제 내 삶은 어떻게 바뀔까?
나는 대학교도 졸업하고 싶고, 유학도 가고 싶고
친구들과 해외여행도 가고 싶고, 취업해서 멋진 커리어 우먼도 되고 싶고...
연애도 결혼도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데...
앞으로 너와 함께 이 꿈들을 다 이룰 수 있을까?
곰돌이 교수님은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하시는데,
솔직히 나는 아직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서 행복한 내 모습을
보게 된다면 모를까...
지금 나는 네가 너무 원망스러워
!
대학교만 가면 이제 꽃길을 걷게 될 줄 알
고
그동안 힘들어도 열심히 견뎌왔는데
너 때문에 모든 게 무너졌어!
너는 왜 나를 찾아왔니...?
나는 아직 너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어.
미래의 어느 날 내 마음이 바뀐다면 모를까...
지금은 나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내 마음이 너무 많이 슬프거든.
너무 울어서 퉁퉁 부어 잘 감기지 않는 내 눈 봤지?
그럼, 잠시만 나를 모른척해줘...
이 고통스럽고 믿기지 않는 시간이 지나면
언젠간 너를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난 잘 지내도록 노력해볼게...
그럼, 이만!
*본문에 나온 의학용어
유치도뇨관(foley catheter)
중환자실이나 실시간 소변량을 측정하기 위해
삽입하는 관
동맥혈 가스분석검사
(Arterial blood gas analysis)
동맥에서 혈액을 뽑아 분석하는 혈액검사 방법
중의 하나
코드 블루(Code Blue)
의료 코드의 한 종류.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심폐소생술을 할 의료진을 호출하는 방송을 뜻하는 말
*참고자료 및 자료출처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613
서울아산병원
앞선 의술 더 큰 사랑을 실천하는 서울아산병원 입니다
http://www.amc.seoul.kr/asan/main.do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management/managementDetail.do?managementId=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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