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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야 Dec 07. 2022

인슐린 주사, 어디까지 배워봤니?

[인슐린 주사 방법 배우기]

1형 당뇨 선배님인 수진 언니를 만나고 나서

내 마음속에 용기와 희망이 생겼다.

여전히 인슐린 주삿바늘도 무섭고,

하루에 대여섯 번 혈당 체크를 위해서

채혈기 바늘로 손끝을 찌르는 것도 무섭지만

수진 언니 덕분에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겼다.


'그래, 김쏘야!'

'할 수 있어!'

'한 번 해보는 거야...!'


"어이구...!"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보네!"

"우리 김쏘야가 혈당 수첩을 적고 있다니..."

"언니가 너무 피곤해서 잘 못 보고 있는 거 아니지?"

"아... 쌤! 왜 그래요."

"저 이제부터 진짜 열심히 혈당 수첩도 적고"

"인슐린 주사도 배울 거예요!"

"우리 쏘야가 무슨 일 이래?"


간호사 선생님들이 혈당 수첩을 적는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다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가셨다.


'고혈당은 파란색, 저혈당은 빨간색...'

'수첩 제일 앞 장에는 GI지수 표도 적어 넣고...'

'그래,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야...!'

'아니, 아직 아홉 시 밖에 안 되었는데...'

'병실 불을 벌써 껐네?'


병원의 하루는 새벽 네다섯 시쯤 시작해서

저녁 여덟아홉 시쯤에 끝난다.

군가 병실에 있는 TV를 보지 않는 이상

삐삐삐 기계음 소리와 고요함만 병실에

가득 찼다. 


"김 쏘야님!"

"쏘야야, 왜 여기에 있어?"

"언니가 너 한참 찾았잖아!"

"복도에 의자도 있는데, 왜 구석진 곳에 앉아서..."

"내려오세요! 거기 라디에이터 위야!"


"란투스 맞을 시간인데...!"

"오늘은 언니가 인슐린 주사 놓는 법 알려줄게!"

"언니가 하는 것 잘 보고 따라 해 봐!"

"여기 보라색 스펀지 공이 너의 배라고 생각하고! "


"먼저, 인슐린 펜 끝을 알코올 솜으로 소독하고

펜 니들을 끼워서 인슐린이 잘 나오는지

2단위정도 시험 발사해봐."


"몇 단위를 맞을 건지 인슐린 펜 다이얼을 돌려서

숫자를 맞추고 주사 부위를 알코올 솜으로 소독해."

"소독 부위를 잘 말린 다음 주사를 맞고 천천히 10초를 세고 있다가 바늘을 빼면 되는 거야."


"인슐린 주사는 절대 문지르면 안 되고

5초 정도만 살짝만 눌러줘야 해."

"바늘 제거할 때 안 다치게 조심하고!"


"어때...?"

"생각보다 어렵지 않지?"


분명히 설명을 들었는데 순식간에 휘리릭 지나가서

잘 모르겠.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내 손이 잘할 수 있을까...?'

'으으으...'

보라색 스펀지 공에 감정이입이 되었다.


"자, 이제는 언니가 옆에서 봐줄게!"

"쏘야가 혼자 해봐!"

"김쏘야! 배를 보고 주사를 놓아야지?"

"어디를 보고 있는 거야?"

"바늘이 느리게 들어가면 더 아파."

"한 번에 넣고 빼야 덜 아픈 거야!"


덜덜덜 떨리고 눈은 차마 피부 속으로 들어가는 주삿바늘을 볼 수 없었다.


"앗... 앗 따가워!"

펜 니들을 제거하다가 손끝에 찔렸다.

'이 묘하게 기분 나쁜 아픔은 뭐지?'

'인슐린이고 뭐고 다 집어던져버리고 싶어!'


"쏘야야, 잘했어!"

"그러면서 배우는 거지!"

"점점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매일 인슐린 주사를 혼자 놓는 연습을 했다.

물론 칭찬만 들은 것은 아니고...!


"어허, 김쏘야! 집에 안 가고 싶지?"

"인슐린 주사 제대로 못하면 집에 못 가!"

"정신 안 차릴래?"


수진 언니를 만나고 용기가 생겼는데

생각대로 잘 되지 않으니 다시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

'너라는 녀석은 진짜 친해지려고 해도

친해지기 참 어렵다!'


'나는 언제쯤 너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본문에 나오는 용어 설명


GI지수 (혈당지수, Glycemic Index)

음식 자체의 칼로리와 관계없이, 섭취 후 소화되어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포도당을 기준으로 산출한 지수.


란투스  솔로스타(Lantus Injection Solosta)

무색의 맑은 용액을 담고 있는 용량 조절이 가능한 펜 모양의 프리필드 주사제.
펜 중앙에 용량 조절 부위가 있으며, 최소 용량 조절 단위는 1 단위


인슐린 주사 후, 문지르면 안 되고 살짝만 눌러줘야 하는 이유

복부·허벅지·팔뚝의 피하지방

(진피와 근육 사이)에 주사하는 피하주사는

인슐린이 빨리 흡수돼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


*자료출처 및 참고자료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Xb52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57XA11AOOOOO4079


보건복지부 - 인슐린 주사법 동영상

https://youtu.be/kGnfKA4r1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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