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선생님과의 약속

[마음 온도 100°C 따뜻한 간호사 선생님 (中)]

by 쏘야

"쏘야야, 언니 약 돌리고 왔다."

"쏘야가 이번에 48 병동에 갔다 왔다고 했지?"

"코로나 음압격리병동이요?"

"거기에 이진쌤 있는데 몰랐어?"

"이진쌤 육아 휴직하고 복직하고 48 병동에 있어."


"아... 어쩐지!"

"제가 계속 구토하고 너무 힘들어서 웅크리고 있었는데요."

"어떤 선생님이 쏘야야! 하면서 등을 쓰다듬어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이고, 쏘야야!"

"언젠가 한 번은 우리 병동을 거쳐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진짜 오면 어떡하니...!"


"지금 생각해보니 그 쌤이 이진쌤이었나 봐요."

"이제 병원에서 저를 쏘야야!라고 부를만한 쌤이 많지 않잖아요."


"이제는 쌤들이 쏘야님!이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저는 성 빼고 이름만 불러주시는 게 익숙해서 그런지 쏘야님이 듣기 좋아요."

"뭔가 좀 더 친근하게 느껴져요."


15년 전, 1형 당뇨병 발병 초기에

10 병동에서 나를 예뻐해 주셨던 간호사 쌤들이 이제는 병원 곳곳에서 높은 직급의 간호사 선생님들이 되셨다.


"쏘야야! 너, 요새 글 쓰고 있니?"

"쌤, 저 그동안 코로나로 많이 아팠잖아요."

"몸도 마음도 힘든데 어떻게 글을 써요."

"저 아직 집중력도 떨어져서 회복이 안되었어요."


"쌤! 저 환자예요. 환자!"

쓰읍...

"김쏘야!"

"아, 쌤! 왜 무섭게 방울뱀 소리를 내요!"


"한번 무기력해지기 시작하면 다시 회복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무기력해지면 우울한 생각도 들고..."

"쌤, 저 진짜 괜찮아요!"


"너, 글 열심히 써야지. 근무태만이야!"

"쌤, 저 이래 봬도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서 글을 쓰고 싶어요!"

"저 지금은 지쳤으니까 조금만 쉬었다가 쓸게요."

"김쏘야, 안 되겠네."

"너, 글 열심히 쓴다고 언니랑 약속하고 가!"


"쌤! 제 나이가 몇 살인데 손가락 걸고 도장 꾹 약속이에요?"

"쏘야야, 언니들 눈에는 너 아직도 15년 전에 봤던

앳된 얼굴의 사고뭉치 김쏘야야."


"김쏘야, 잘해!"

"언니가 지켜볼 거야!"


"이제 글 쓰면서 잘 지내고, 외래만 와!"

"언니 보고 싶다고 너무 빨리 입원하면 안 된다!"

음...

"올해는 벌써 10월 다되어가니까..."

"입원할 거면 내년 1월쯤에나 와!"


"네가 아파서 입원하면 언니가 너무 속상하니까..."

"너무 빨리 오지 마라!"

"쌤, 아픈 게 제 마음대로 되는 건가요?"

"저도 안 아프고 싶어요!"


"언니는 우리 쏘야가 많이 아프지 않고 일 년에 한두 번만 입원했으면 좋겠어!"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미정쌤!

나는 미정쌤이 너무 좋아서 쌤이 산부인과 병동으로 근무지를 옮겼을 때도 따라가고 싶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른 병동에서

다시 만난 미정쌤이 정말 반가웠다.


지난 15년간 나는 너와 함께하면서 집보다 병원이 더 익숙해졌고, 때로는 힘들 때마다 곰돌이 교수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이 건넨 따뜻한

한 마디에 마음을 위로받기도 했다.


너를 만나고 내게 선물 같이 찾아온 소중한 인연들! 내가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내 평생 동안 이렇게 감사하고 소중한 분들을 만날 수 없었지 않았을까...?


*본문 이해를 위한 설명


'너를 만나다'= 1형 당뇨병


1형 당뇨병(Type 1 Diabetes Mellitus)

췌장의 랑게르한스섬(Langerhans’ island)의

베타(β ) 세포가 자가면역 기전에 의해 파괴되어 인슐린 분비가 급격하게 불가역적으로 감소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슐린 주사로 공급해주어야 한다.


*(더 자세한 1형 당뇨병에 대한 이야기는

작가의 , 1형 당뇨병 에세이-

"너와 함께한 모든시간"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백의의 천사, 백의의 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