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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악의 보건 선생님

[마음 온도 100°C 따뜻한 간호사 선생님 (下)]

by 쏘야

사실...

나는 처음부터 간호사 쌤들을 좋아하고

잘 따랐던 것은 아니었다.

학창 시절 겪었던 보건교사와의 안 좋은 기억이 간호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로 남아 어서

처음에는 간호사 쌤들의 친근감 표시가

쌤들의 도와 다르게 곡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예술계 고등학교를 나왔다. 소위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볼 법한 정글 같은 학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간힘을 썼다.


'딱, 3년만 버텨보자...!'


내 학창 시절을 뒤흔든 사건이 일어난 그날부터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막히고,

가슴 쪽에 열이 오르면서 화가 치밀었다.

때로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실신하기도 했다.


선생님들에게 답답함과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매한가지였다.


"너, 하나만 잘 참으면 문제도 커지지 않고

아무 일도 없는데..."

"왜, 사서 문제를 만들려고 하니?"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입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어렸을 때 좋아했던 만화 주제가처럼

그렇게 참고 또 참다가 내 나이 만 16세에 공황장애가 왔다.


'참고 또 참으면 환자가 되는 거야...'


'왜 항상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은데,

피해자만 이렇게 아파야 하는 걸까...?'


예술계 학교를 들어가기 전에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위계질서란 어떤 것인지, 집합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저 예술가를 꿈꾸던 순진한 학생이었다.


공황장애로 실신이 반복되다 보니 보건실을

자주 가게 되었고, 나에게 보건실은 학교 내에서 유일하게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 식처 같은 곳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 선생님과 보건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곳에는 나를 보건실로 데려 온 친구들도 같이 있었다.


"김쏘야, 쟤는 정신박약아야!"

"정신이 얼마나 약해 빠졌으면 정신병이 와?"

"쯧쯧... 그러게 말이에요."

"저렇게 나약해서 어디서 뭘 할 수나 있을지... "

"쟤가 사람 구실이나 할 수 있겠어?"


'정. 신. 박. 약. 아?'

나중에 찾아보니 적장애를 뜻하는 말이었다.


'내가...?'

'정신박약아라고? 정신병이라고?'

'보건교사면 간호사 면허가 있는 사람이 아니야?'

'어떻게 간호사가 저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잠깐...

'보건교사면 선생님이기도 하잖아...?'

'이런 이야기는 간호사든 교사든 학생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아니야?'


내가 자고 있는 줄 알고, 내 험담을 했겠지만

사실, 나는 깨어서 모포 담요 속에서 그 모든 이야기를 입술을 꽉 깨물 음을 참으

듣고 있었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구나!'


그날 이후로 나는 졸업 때까지 보건실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로 상담 때 간호학과를 추천해주신 인문계 선생님들의 말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쏘야야, 지금 네 성적이면 간호학과에 지원해 볼 수 있어!"

"선생님... 저 간호학과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예술계 고등학교에서 간호학과 진학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선생님은 네가 너무 아까워서 그래!"

"이대로 인생 포기해버릴까 봐..."

"쏘야야, 너 정말 열심히 공부했잖아!"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면 인생의 낙오자가 될 것

같아서 그 사건 이후부터 예술계 과목을 놓아버리고, 인문계 과목에만 집중했다.


어릴 적 상처가 되었던 '정신박약아'라는 보건교사의 말은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고, 마음의 상처는 마음속 깊숙한 비밀의 방에 꼭 숨겨놓았다.


'지금은 힘들어도 시간이 흐르면 다 잊힐 거야...!'


단 한 번의 보건교사와의 악연이 모든 간호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고, 오랜 시간이 흘러 마음의 상처에 딱지가 생길 때쯤,

나는 겨우 그 상처에서 덤덤해질 수 있었다.


'차갑게 얼어붙은 내 마음, 다시 녹을 수 있을까?'


*본문에 나온 용어 설명


보건교사

학생들의 건강 관찰을 담당하며, 건강에 관한 상담을 한다.


보건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간호학사를 취득하고 각 시·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보건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보건교사가 되기 위한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교육학과 간호학을 둘 다 공부해야 한다


분류: 보건·의료직 > 간호사
관련학과: 간호학과
관련 자격
간호사(국가 전문), 보건교사 2급(국가 전문)


*자료출처 및 참고자료

https://m.search.daum.net/search?w=enc&articleId=115599-info-8eb5&q=%EB%B3%B4%EA%B1%B4%EA%B5%90%EC%82%AC&DA=3DV#otherArticles


https://m.100.daum.net/encyclopedia/view/216XXXH00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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