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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코로나!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코로나 후유증-폐기능 검사, 체력 회복]

by 쏘야

후각과 미각을 다시 되찾고 드디어 먹고 싶은

음식이 생겼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좋아하는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미각이 돌아오니 짭짤한 음식이 끌렸다.

'라면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니까!'


아악!

아직 다 돌아오지 않은 체력과 소화력 때문인지

다시 구토와 복통이 시작되었다.


'아... 별로 먹지도 못했는데...!'

'미각이 돌아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거참, 너무하네...!'


또다시 응급실에서 PCR 검사를 거쳐 입원을 했다.

"코로나에 걸린 지 얼마 안 지났는데 PCR 검사를 또 해야 해요?"

"입원하시려면 PCR 검사를 꼭 하셔야 돼요."


'아... 안돼...!'


"쏘야님! 아직 입원할 때가 아니잖아요?"

"우리 아직 만날 때가 아닌데..."

"지금은 생리기간도 아니고..."

"이렇게 빨리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쏘야님! 늦게 입원하시면 제가 한 손으로

풍차 돌리기 보여드린다고 했잖아요."

"너무 빨리 오셔서 못 보여드리겠네!"


"쌤, 저 많이 아픈데 자꾸 웃기지 마세요."

나의 웃음 버튼 민아쌤이 너무 일찍 입원했다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계속 놀렸다.


"쏘야야! 언니가 밖에서 글 잘 쓰고 있다가"

"내년 1월쯤에나 오라고 했잖아...!"

"어이구... 지지배!"

"내년에 오기로 언니랑 약속했잖아!"

"언니 마음이 참 속상하다."

미정쌤이 안쓰럽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쌤, 저도 입원하고 싶어서 입원하는 게 아니잖아요!"

"참을 만큼 참아보다가 구토가 너무 심해져서

혼자 택시 타고 겨우 병원에 온 거예요!"


"쏘야가 가장 힘들다는 것 언니가 잘 알지!"

"언니가 너무 속상해서 그런 거야."

"야야, 언니 마음 알지?"

"에이, 몰라요!"

"지금, 제가 가장 속상하다고요!"


"우리 쏘야, 이리 와 봐!"

"언니가 한번 안아줄게!"

"쏘야야,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어!"

"언니는 쏘야가 잘 해낼 거라 믿어!"


입원한 다음날 곰돌이 교수님께서 회진을 오셨다.


"하아... 교수님, 저 진짜 잘 살고 있었는데..."

"교수님!"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왜 호흡기보다 소화기 쪽으로 더 힘든 거예요?"


"쏘야야, 너는 원래 위와 장 마비가 있어서 구토, 설사 복통에 취약한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항바이러스제 부작용에 기침약 부작용에

온갖 증상이 소화기 계통으로 가서 그런 거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모든 사람의 증상이 같은 것은 아니야!"


"쏘야야, 아직도 기침은 계속하니?"

"큰기침은 줄었는데, 잔기침은 계속 있어요."

"그럼, 이번에 입원한 김에 폐기능 검사 좀 해보자!"

"폐기능 검사요?"

"교수님, 이 검사는 힘든 검사 아니죠?"


"쏘야야!"

"네 몸이 어느 하나 소홀 한 곳이 없는 것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아는데..."

"내가 너에게 힘든 검사를 시키겠니?"


'폐기능 검사는 무슨 검사일까?'

'기계를 고 러닝머신에서 토 나올 때까지

달리게 하는 건 아니겠지?'

건강 프로그램에서 본 것이 많아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검사가 걱정이 되었다.


"김 쏘야님, 여기 화면 보이시죠?"

"이 동그란 막대를 입에 무시고 화면에 보이는 초록색 구름이 땅으로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면 되세요."


"그게, 아니고요! 한 번만 다시 해보세요."

"구름이 하늘에 닿아도 안 되고, 땅에 떨어져도 안돼요."

"한 번만 다시 해보실게요."

"다시, 다시...!"


게임 같아 보이는 검사를 너무 쉽게 봤다.

'내가 못 하는 걸까?'

'이 검사가 어려운 걸까...?'


"김 쏘야님, 이번에는 막대 물어보시고 '후'하고" 세게 숨을 내쉬어보세요!"

"김 쏘야님, 음주측정기 안 불어보셨어요?"

"선생님, 저 뚜벅이예요..."


"아... 그럼 이렇게 '후'하고 숨을 길게 내뱉어보세요."

"다시, 다시...!"

또다시 다시의 굴레에 빠졌다.

"기관지 확장제 넣고 25분 있다가 재검사할게요!"


기관지 확장제가 들어가니 이 울렁거리며

구토가 시작되었다.

웁...

'오늘 안에 이 검사를 다 마칠 수 있을까?'

'교수님, 힘든 검사는 안 시키신다면서요!'


병실에 겨우 돌아와서 기진맥진고 있는데

주치의 선생님이 검사 결과를 알려주려고 오셨다.


"김 쏘야님, 잔기침은 아직 남아있지만,

오늘 검사한 폐기능은 모두 정상이에요."

"기관지 확장제 넣고 한 검사도 정상이고요!"

"엑스레이에서도 폐에 염증도 없고 깨끗해요!"


"잔기침은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할 수 있어요!"


"선생님, 코로나 이후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힘들어요. 금방 피곤해지기도 하고요."

"체력은 언제쯤 완전히 회복되나요?"

"음... 저도 코로나 완치 이후에 3개월 정도는

체력 회복이 안 되었어요."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해요!"


폐기능 검사는 정상인데,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코로나에 걸리고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면서

생리주기의 변화와 생리통이 극심해졌다.


'약 부작용이 많아서 생리통 약도 못 먹는데...!'

다행히 병원에 있어서 생리기간 내내 진통제를 4시간 간격으로 맞았다.


'휴... 이제야 살 것 같아!'


다시 5주간의 입원으로

체력은 아직 덜 회복되었지만,

길고 긴 코로나와의 시간은 세 달 만에

끝났다.


잘 가, 코로나야!

만나서 전혀 반갑지 않았고,

우리 두 번 다시는 만나지 말자!


제발, 리 꿈에서도 만나지 말자!


*본문에 나온 용어 설명


소화계통

음식물을 섭취, 분해, 흡수하고 그 영양분을 혈액 속에 보내는 일을 맡은 기관을 통틀어 이르는 말. 소화관에는 구강, 인두,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 등이 있고, 부속 기관에는 침샘, 간장, 췌장 등이 있음


폐기능 검사 (Pulmonary function test)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호흡과정의 기능을 검사하는 방법으로,

폐에서 가스 교환 과정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평가하는 검사


*참고자료 및 자료출처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146826&supid=kku000184678


https://m.100.daum.net/encyclopedia/view/127XXXE000465


최근 이태원에서 일어난

못다 핀 청춘들의 애통한 소식에

깊이 애도하며 하늘의 위로를 전합니다.

하늘에서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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