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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야 Dec 29. 2022

쌀밥과 스팸의 혈당 콜라보

[학식에서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

초속효성 인슐린 주사제로서 혈당 대사를 조절하는 약 이 약은 무색 또는 거의 무색의 맑은 용액이 들어있는 펜모양의 프리필드 주사제이다. 펜 중앙에 용량조절 부위가 있으며 최소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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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의 5%미만, 자가면역질환 1형 당뇨! 0.1%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생긴 위 마비를 겪으면서 보낸 생사고락의 시간들! 17년 차 1형 당뇨인이 들려주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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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과 스팸의 혈당 콜라보

"야호!"

"드디어 퇴원이다!"

"쏘야야, 집에 가서 인슐린 주사 잘 챙겨 맞고, 언니들 보고 싶다고 입원하면 안 된다!"

"에이, 쌤!"

"저 이제 밖에 나가서 아주 잘 살 거예요."

"병원에 다시는 안 올 거라고요!"

간호사 선생님들께 감사인사를 하고 퇴원을 했다.

퇴원을 하고... 오늘의 일정은?

'아직 수업 시간이 남아있잖아?'

남은 수업을 들으러 부모님께 짐을 부탁하고

곧장 학교로 향했다.

이게... 얼마 만에 다시 와보는 학교야?

공강을 꿈꿨는데, 병원에 있느라 자체 공강이

길어져서 발병 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룰루랄라...

오랜만에 마주하는 교정의 모습!

언덕길에 잔뜩 쌓인 낙엽도 아름답고...

지나가는 캠퍼스 커플도 아름답네...?

저 멀리 보이는 아는 얼굴들을 보니

학교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수업을 듣는데, 머릿속은 온통 혈당 생각뿐!

'이제 학교에서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

'인슐린 주사는 언제 맞아야 하고?'

'혈당은 어디에서 체크해야 하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에 교수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포스트잇에 적어놓은 메모를 보니

온통 혈당, 인슐린 주사, 쌀밥, 치즈쫄볶이...

먹고 싶다, 먹어도 될까...?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가득했다.

'1형 당뇨가 생기기 전에 먹었던 음식을

그대로 먹어도 되는 걸까...?'

'식후 2시간에 혈당 체크를 하라고 했는데...'

'식후 2시간은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기 시작한 때부터일까...?'

'아니면, 밥을 다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은 후에 2시간을 말하는 걸까...?'

'아흐... 어렵다. 어려워!'

걱정도 잠시,

학식에 가서 친구들과 맛있게 밥을 먹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고슬고슬 윤기가 흐르는 쌀밥에

노릇노릇 기름에 잘 구워진 스팸 한 조각!

바삭바삭 들기름에 잘 구워진 김 한 조각을

올려서 한 숟가락을 크게 떠먹었다.

케첩이 빠지면 섭섭하지!

'그래, 이게 얼마 만에 먹어보는 학식이야!'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데'

'맛있게 먹었으니 혈당도 정상범위면 좋겠다!'

"나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

'식전이나 식후나 같은 인슐린 주사인데...'

'똑같지 않을까...?'

애피드라 다이얼을 드드륵 돌려서 6 단위를

맞았다.

'그래, 주사도 맞았으니 이제 혈당도 괜찮겠지!'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가 찌릿찌릿하고, 눈앞이 뿌옇게 먼지 쌓인 것처럼 보이고,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졌다.

'이상하다...?'

'분명, 인슐린도 맞고 운동장에서 운동도 했는데...'

'혈당을 재봐야겠다.'

3...2...1... 삐삐 삑

'465?'

'뭐야, 뭐가 잘 못된 걸까...?'

다시 한번 눈을 비비고 살펴봐도 혈당계 숫자는

465였다.

'에이, 말도 안 돼!'

'4시간 후에는 더 떨어졌겠지...?'

'하... 하이?(HI)'

어디서부터 잘 못된 걸까?

왜 2시간 보다 3시간, 4시간 뒤에 혈당이

더 올라가는 걸까?

'하... 혈당의 세계는 참 알 수가 없구나!'

'앞으로 정말 현미밥에 채소를 가지고 다니면서 친구들과 밥을 따로 먹어야 하는 걸까...?'

'말도 안 돼!'

'어떻게 평생 그렇게 먹고살아!'

'난 채식주의자가 아니란 말이에요!'

너를 처음 만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 날!

이전과 별 다를 것 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혈당도, 인슐린 주사도 운동도 식단도 생각해야 할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앞으로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것을 걸러내야 할까...?